철도 파업 한 달 째…애꿎은 '국민 안전' 위협받는다
철도 파업 한 달 째…애꿎은 '국민 안전' 위협받는다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10-27 14:51
  • 승인 2016.10.27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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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자녀 둔 철도 노동자가 쓴 ‘파업대자보’ 눈길

보수단체 "집단 이기주의 철도노조"라며 파업 철회 주장

철도노조 "개·돼지 취급하다 파업 할 때만 ‘귀족노조’냐"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코레일 노사가 최근까지 10여 차례 만남에도 먼저 복귀하라는 사측 입장과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철도 파업이 한 달 째 장기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은 안정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국민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다며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는 철도파업 31일째인 27일 오전 6시 기준 출근대상자 1만8364명 중 7325명(39.9%)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파업이 26일을 기점으로 한 달째를 맞으면서 장기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코레일 측은 열차 이용객들의 불편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코레일이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한 대체 인력들의 피로누적과 운전미숙, 정비 인력 부족 등으로 언제 사고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가운데 지난 25일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에 장문의 글이 적힌 2장의 대자보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대자보는 각기 다른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데, 한 장은 철도 노동자이자 취업 준비중인 딸을 둔 아버지가, 또 다른 한 장은 철도 노동자의 자녀가 쓴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철도 노동자인 아버지가 쓴 대자보에는 성과 연봉제를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적혀있다. 또 파업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자녀 세대들에게 안전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자녀가 쓴 대자보에는 파업에 동참한 아버지를 응원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응원하는 문구를 대자보에 적기도 했다.

반면 지난 25일 코레일 이사회는 “철도노조가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9월27일부터 현재까지 파업을 지속해 (국민에게) 많은 걱정과 불편을 드리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사회는 '성과연봉제'가 노조가 주장하는 저성과자 퇴출과 무관하다며 해명에 나섰다.

지난 5월 30일 이사회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보수규정 개정(안)>에 관해 “노사협의를 거쳤고 개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설계됐다. 개인별 평가가 아닌 소속별 평가로 직원들이 우려하는 저성과자 퇴출과 무관함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의거해 적법하다는 판단 아래 해당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직원은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2017년도 임금은 동결되는 등 많은 불이익이 예상돼 성과연봉제 도입이 직원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성과연봉제 의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법원 판단 등 사정 변경이 생길 경우 규정 개정 전후의 보수 차액과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 기관으로 지정돼 지급된 임금인상분, 추가 성과급 등을 반환하는 내용을 부칙에 명시했다”고 알렸다.

이사회는 “이 보수 규정 개정이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사법적 판단으로 효력 유무를 다퉈야 할 것”이라며 “시행 과정에서 저성과자 퇴출, 불이익 발생, 평가의 공정성 확보 등 노조가 우려하는 문제점이 있다면 대화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현재 기간제 직원의 신분임에도 각자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인력자원을 총 동원해 안정적인 열차를 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 측은 파업으로 생긴 손해에 대해 노조를 상대로 403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를 한 상태다. 앞서 코레일은 2009년, 2013년 파업 당시 노조와 조합원을 상대로 각각 약 70억 원, 약 16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 진행 중에 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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