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랭킹’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이변의 주인공’이 등장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후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더 크다.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주자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지사와 정동영 전장관이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변의 주인공으로 김두관, 유시민 전장관, 추미애 전의원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1인2표제 방식의 ‘컷오프’ 방식에서 어떻게 ‘짝짓기’가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또, 배제투표의 대상이 누가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대선주자가 정해졌기 때문에 컷오프 과정에서 1위에 오른 후보는 본 경선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실시될 컷오프의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예비경선이 9월 3일부터 5일까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이변’의 주인공이 나올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컷오프’는 선거인단 1만명과 일반인 24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신당이 컷오프를 실시하는 이유는 당내 경선참여 인원이 9명에 이를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경선 과정에서 각 후보별 공약과 검증작업을 진행하기에는 참가자가 너무 많다.
이명박 상대할 적임자 선출
현재, 민주신당 경선참여 등록을 신청한 인사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김두관, 유시민, 한명숙, 신기남, 추미애, 천정배 등이 있다. 이들은 ‘우선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보자’는 식으로 표계산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컷오프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도 상당하다. 예비경선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된 이상, 그 상대로 누가 적임자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첫번째 관문이다. 나아가 본 경선이 치러지기 전에 새로운 인물이 부상하게끔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1인2표제의 특성상 누구도 1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각 주자간 ‘짝짓기’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범여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른 손학규 전지사에게 예비경선은 ‘잘 해야 본전’인 게임이다. 1위 자리를 지킨다면 대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상위권에서 밀려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전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범여권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당내 조직이 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배제투표의 대상이 될 수 있어 2순위 표를 거의 얻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손학규 전지사는 한나라당에서 넘어갔기 때문에 조직표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386 의원들이 지역에서 끌어모을 수 있는 조직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동영 전통일부장관은 이번 예비경선을 통해 범여권 1위 주자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계산이다. 정 전장관은 당의장 선거를 수차례 치르는 과정에서 단단한 조직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정 전장관측은 ‘짝짓기’의 대상으로 추미애 전의원과 천정배 전장관을 염두해 두고 있는 상황이다. 2순위 표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면 예비경선서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친노그룹에서는 이해찬 전총리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 같다. 현재 친노진영 주자 중 상위권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예비경선 과정에서 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친노진영의 경쟁주자인 유시민 의원과 한명숙 전총리와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영남권 후보로서 ‘동서화합론’을 펴고 있는 김두관 전장관은 이번 경선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비 주자들의 출신지역이 하나같이 충청과 호남쪽에 치우쳐 있고 상대적으로 영남권을 끌어안아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도 김 전장관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일한 민주당 출신인 추미애 전의원도 호남권 좌장격인 염동연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호남표심을 추 전의원이 확보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범여권 관계자들은 대체로 손 전지사와 정 전장관이 1, 2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주자가 1위에 오르는 이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주자로는 손 전지사와 정 전장관과의 ‘짝짓기설’이 나오고 있는 김두관 전장관이다. 지방자치분권연대, 팬카페 ‘두드림’, 민부정책연구원 등을 통해 전국단위 조직을 갖추고 있는 김 전장관이 전략적 제휴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영남권·호남권 대표주자 상종가
대구·경북(TK) 출신인 유시민 전장관과 민주당 정통성을 가진 추미애 전 의원 등도 이변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컷오프 과정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경우 ‘제2의 노풍’이 예상된다.
물론, 이번 컷오프에서 일반 여론조사가 50% 반영되기 때문에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당측 한 관계자는 “컷오프 결정 과정이 여론조사 등의 간접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1인2표제라 할지라도 조직적 표심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