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검찰이 고(故) 신해철씨의 수술을 집도했다가 사망케 한 강세훈(46) 전 서울스카이병원 원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또 앞서 2013년 A 씨에게 지방흡입 등 3차례 수술을 진행한 뒤 심각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상윤) 심리로 24일 오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증거로 제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대한의사협회·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3개 기관의 감정 결과를 비춰볼 때 강 씨의 업무상 과실이 신 씨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입증됐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설명을 돕기 위해 2011년 대구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의사의 주의 의무 소홀로 소장에 구멍이 생겨 4개월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도 들었다.
검찰은 이어 "강 씨는 막연하게 본인의 과실을 감출 뿐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 책임을 되려 환자의 잘못으로 전가한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강 씨측 변호인은 "지연성 천공일 가능성이 높을 뿐 수술 행위 자체에 문제는 없었다. 신 씨가 사후 관리에 미흡했던 것"이라고 맞섰다. 오히려 도덕성을 망각한 의료인으로 낙인찍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피해 보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강 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잘못이 있다면 이에 대한 처분을 응당 받겠다"고 말했다.
강 씨의 선고는 다음달인 11월 25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강씨는 2014년 10월 17일 신 씨를 상대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을 시행한 뒤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 씨는 수술 후 고열과 복부 통증, 심막기종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이다 열흘만에 숨졌다.
강 씨는 재판을 받고 있던 지난해 11월에도 호주인에게 위 소매절제술을 시술했고 이 호주인은 40여일 뒤 숨졌다.
이 같은 결과에 보건복지부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올해 3월 강 원장에 비만 관련 수술과 처치를 무기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강 원장은 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한편 강 씨는 앞서 2013년 10월 A(33·여)씨에게 3차례에 걸쳐 복부성형과 지방흡입, 유륜축소 수술을 하면서 지방을 과도하게 흡입해 피부 늘어짐과 반흔, 유륜의 심한 비대칭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 건은 동부지법 형사6단독(이흥주 판사)이 맡고 있으며 신 씨 사망 사건과는 분리해 심리한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