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늦었다고 항의한 시민에게 수갑 채우고 거짓 해명한 경찰
출동 늦었다고 항의한 시민에게 수갑 채우고 거짓 해명한 경찰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6-10-24 15:04
  • 승인 2016.10.24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경찰이 학교폭력 신고를 한 시민이 출동이 늦었다고 항의하자 공무집행방해를 적용해 이 시민에게 수갑을 채웠을 뿐 아니라 거짓 해명까지 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전북 전주시 동산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교폭력 신고를 접수한 시민이 경찰에 연행됐다.

당시 연행된 시민은 신고만 5번이 넘게 해도 경찰이 계속 안 와 전화기를 계속 들고 있었다.

이 시민은 뒤늦게 출동한 경찰에게 항의했고,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갑을 채우고 유치장에 구금까지 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고위 간부는 출동 지연 지적과 관련해 “확인을 해보니까 그 사건은 신고 3분 만에 처리가 끝났고 신고자가 명백히 경찰관의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해 수갑을 채운 것”이라며 “신고자와 옆에 있던 시민은 심지어 만취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이 신고자에게 수갑을 채운 것을 현장에서 목격한 복수의 시민들의 증언은 경찰의 주장과는 상반됐다.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신고자가 경찰이 현장에 안 오니까 전화기를 계속 붙잡고 있었다. 신고만 5번 넘게 한 것을 봤다. 경찰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은 이어 “겉으로 보기에 신고자와 (수갑이 채워진) 시민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며 “되레 경찰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시민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으려 했고 이에 저항하자 공무를 방해했다며 수갑을 채웠다. 분명히 이 사실을 현장에서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경찰은 결국 꼬리를 내렸다.

정확히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명을 했던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진술이 내부 보고와 다르다니 딱히 할 말은 없다”며 “다시 한 번 당시 근무자 등을 상대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해명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