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특명 “네티즌을 잡아라”
총선 특명 “네티즌을 잡아라”
  • 김종민 
  • 입력 2004-02-05 09:00
  • 승인 2004.02.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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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치러지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넷심(네티즌 표심)’ 잡기에 나섰다. ‘비례대표 의석을 네티즌에게 할애’하는 방식으로 네티즌들을 상대로한 ‘정당호감도 상승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이는 정치권 모두가 공감하듯 지난 대선의 주역은 뭐니뭐니 해도 네티즌들이었다는 사실 때문. 당시 네티즌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20, 30대 유권자들을 인터넷 앞으로 불러모았고 휴대전화로, 메신저로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등 그 ‘파괴력’은 가히 상상을 불허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각 정당의 ‘구애작전’의 결과로 4월 총선에서 청년 네티즌이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인터넷 정치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당선권의 비례대표 1석을 네티즌대표에게 할애한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지난 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사회 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정치적 욕구와 여론수렴을 위한 창구로서 인터넷 당원에 의해 선출된 네티즌 대표 1명을 당선권인 전국구 비례대표 10번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전자정당추진특위(위원장 김영환)는 지난 해 10월 발표된 당 개혁안의 취지와 2004년 1월 6일 제4차 당중앙위원회의 의결로 통과된 개정당규 제13조에 근거하여 인터넷 공천혁명 프로젝트를 상임중앙위원회의의 의제로 제안하였고 이날 최종 결정된 것이다. 민주당 전자정당 추진업무 전반을 기획하고 있는 신철호 CIO 겸 전자정당 추진기획단장은 “이번 네티즌 비례대표 공천시스템의 도입은 디지털 참여정치를 통한 정치혁신차원에서 진일보한 공천혁명이자 한국정치의 한 단계도약과 인터넷 정치참여의 실질화라는 신기원을 이룰 것” 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전자정당추진기획단은 이를 위해 인터넷 선관위 및 사이버지원단, ePolitics추진단, 인터넷 정치개혁위원회 등 산하의 별도 기구를 구성하고, 민주당 창당 4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20일부터 당 웹사이트(www.minjoo.or.kr)에서 약 2개월간의 사이버 선거인단 모집에 돌입했다.

2월 10일에 시작되는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100명 이상의 온라인 선거인단의 추천을 확보해야 정식 후보 등록과 함께 인터넷으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선거인단은 투표가능연령(만20세)으로 한정하고, 오는 3월에 인터넷 전자투표를 통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그 득표순에 따라 네티즌 비례대표 1명과 중앙위원 5명을 최종 선출하게 되며 투개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 투개표기록의 전산자료는 투표종료 후 선관위원장 및 관할 경찰서, 선관위 직원 입회하에 선거종료 후 1년간 보전될 예정이다. 지난 99년 4월 국민회의가 전자민주주의 시도의 일환으로 ‘사이버국회’를 개원하여 가상의 지역구, 전국구 국회의원 30명이 6개월간 인터넷 의정활동을 한 사례는 있으나 국내정치사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실제 국회의원직이 네티즌의 인터넷 전자투표에 의해 공천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열린우리당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동영 의장은 의당 경선 당시 “네티즌 2명을 ‘청년 네티즌 비례대표’라는 이름으로 올해 총선 전국구 국회의원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후보측에 따르면 우리당은 온라인상에서 2명의 청년 네티즌을 선출한다. 이중 1명은 전국구 순번 가운데 당선 안정권 내에 배치해 당선을 보장한다. 나머지 1명은 원내 제1당이 되는 것을 전제로 그 경계선에 순번을 배정해 네티즌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정 의장 측은 “지난 대선은 네티즌의 가열찬 참여와 열망의 결과”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네티즌의 몫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보장해줘야 한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정 의장의 이같은 제안은 우리당 내 ‘국민과함께P’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과함께P’는 지난해 12월30일 “네티즌 몫 비례대표 국회의원 2명, 중앙위원 3명을 배정하라”는 요구사항을 당의장 후보 전원에게 전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해 9월 이같은 의견이 논의되긴 했으나 결국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났다. 물론 민주당과 우리당의 ‘선공’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어찌됐건 과연 4월 총선에서 청년 네티즌이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은 사실이다.

김종민  kjm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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