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오패산터널 총격 혐의를 받고 있는 성병대(46)씨가 계획적 범행을 인정했다. 성씨는 살인할 목적으로 총기를 직접 제작했다면서 암살 위협을 느꼈다고도 말하며 피해망상적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성씨는 21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면서 “총격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격전은 (사전에) 대비를 했다”며 “부동산 사장을 죽일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총을) 청계천 을지로에서 재료를 사서 만들었다”며 총기를 만든 경위를 설명했다. 성씨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나무로 만든 것으로 불을 붙여 쇠구슬 탄환을 쏘는 식으로 작동한다.
성씨는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경찰의 손에 이끌려 법원으로 향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자신의 주장만을 반복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성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부동산 사장이 저희 누나에게 소개해준 집에 가면 가스 폭발 사고로 제가 암살될 수 있다” 말했다. 이는 그가 앞서 SNS에서 주장했던 것과 유사한 진술로 피해망상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성씨는 또 숨진 김창호 경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사인은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북부지법 신현범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경찰은 하루 전인 20일 성씨에 대해 살인,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자에대한보호관찰 및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 45분경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입구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마신 뒤 시민 2명을 망치로 때리고 오발탄으로 상처를 입혔다. 그는 이 공격으로 폭행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대치과정에서 총기를 발포해 김 경감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성씨는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이용해 훼손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성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는데 중간에 발찌를 훼손한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성씨는 범행 당시 총기 17정, 폭발물 1개, 흉기 7개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1차적으로 확보한 성씨의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와 주변인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