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 2개월여 남았다. 여야 구분없이 잠룡으로 분류되는 예비 당선주자가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치 현실은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 각종 의혹과 비리들이 난무하면서 상생정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라는 책을 출판했다.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 효과’와 함께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조언 등을 담았다. 일요서울에서는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과의 인터뷰와 책을 통해 한국정치를 향한 쓴소리를 들어봤다.
트럼프 돌풍…민심 정확하게 꿰뚫고 앞장서서 대변한 것이 인기 요인
공천권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무총리제도는 미국식 부통령제도로 바꾸자
김창준은 1992년 한국계·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냈다. 1990년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시장을 거쳐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니 그보다 더 미국 정치를 깊숙이 체험한 사람도 없다.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과의 인터뷰는 여의도에 있는 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한국 정치를 평가한다면?
- 많이 바뀌었다. 최근 20년간 많이 성장했다. 예전보다는 많이 질서도 잡혀가고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다. 김영란법으로 상징되는 비리척결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제외 대상인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정치권도 호남 출신이 새누리당 대표가 되고 영남 출신이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되는 등 이른바 지역감정이 많이 완화되고 정치체제를 발전시키기에 더욱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적법한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 대표가 단식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고 답답하다.
▲‘트럼프 돌풍’으로 불리는 트럼프 인기 원인은 무엇인가?
- 기성 정치인에 대한 환멸이다. 기존 정치세력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지 실천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자기 머릿 속 생각을 그대로 뱉어버려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매력이 있다. 이것이 매력으로 비치는 이유는 기존 정치인들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정치인들은 무슨 말을 해야 자신에게 유리한지 등을 생각하고 말하지만 트럼프는 그냥 다 그대로 말해버린다. 기존에는 들어보지 못한 말과 행동이 유권자들의 반향을 일으켰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돈이 있는 사업가지만 그가 돈과 조직으로 돌풍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었던 말을 여과없이 내뱉으면서 인기가 상승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가 조직해서도 아닌 스스로 모인 사람들이다. 그게 돌풍으로 이어진 것이고 결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힘이 됐다.
▲‘트럼프 돌풍에 대해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배워야 하나?
-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정치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한국 정치인들에게나 국민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미국 대선도 저변에 있는 민심을 정확하게 꿰뚫고 이를 앞장서서 대변하고자 하는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그 돌풍이 어디서 갑자기 불어온 것은 아니다. 바로 미 국민이 가지고 있는 정치 체계에 관한 불만이나 불신이 그 돌풍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다. 역으로 본다면 어떠한 주장도 국민의 기반이 없으면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돌풍이 던져주는 또 다른 교훈이다. 트럼프 당선여부를 떠나 바로 왜 미국에서 ‘트럼프 돌풍’이 몰아쳤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한국 특히 정치권에서는 부족한 것 같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 자국이익 보호 등의 세계적 흐름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대해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제 세계는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 내년이면 한국도 대선이다. 대선 후보들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심이다.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후보 자신부터 애국심이 가득 차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솔선수범하고 내가 희생해서 우리나라를 더 발전적인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갖춘 사람이 나와야 한다. 또 국제 정세로 보던 우리의 염원으로 보던 남북한의 통일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확고한 안보 의식을 가지고 이러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통일은 우리 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또한 국제 정세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 평소 ‘국제정세에 눈을 떠야 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국제 정세를 공부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만 던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북한이 돌발행동을 한다고 해서 우리도 핵으로 무장하자고 하는 발언 등이다. 스스로 핵무기로 무장하려면 NPT에서 탈퇴해야 한다. 세계에서 단 한나라 북한만이 NPT에서 탈출했는데 이제 우리까지 남북이 다 NPT에서 탈출하면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얼마나 우리의 현실을 모르는 무식한 발언인가. 정치인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현실을 인식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발언들을 해야 한다.
▲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나라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 많다. 공천권도 그 중에 하나다. 공천권은 국민에게 줘야 한다. 국민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 공천권은 막대한 정치권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당이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 도지사, 시의원, 구청장 심지어는 지방자치의 군수, 면장까지 전국 구석구석 공천권을 취고 있으니 당의 권력이 어머어마하다. 몇 달 전에도 이 공천권을 둘러싼 추태를 우리는 직접 목격했다. 우리의 정치가 발전하려면 공천권을 쥐기 위한 권력다툼은 그만하고 원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비례대표 제도도 없애야 한다. 국회의원을 국민의 손으로 뽑아야지 정당이 후보를 뽑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현행 국무총리제도를 미국식 부통령제도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무총리는 임명직이라 대통령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하지만 부통령은 러닝메이트로 대통령과 함께 국민들에 의해 선택 받은 선출직이다. 국민 외에는 그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 요즘같이 국제관계가 복잡한 시점에는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국무회의를 이끌어갈 진정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른바 대통령 권한 분권제도는 안 된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지금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를 들면 한쪽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떨어지면 한쪽에서 오르고 우리 언론은 미국의 주류 언론 뉴욕타임즈.워싱턴포스트.CNN의 힐러리 지지여론몰이만 그대로 받아적어 보도하고 미국의 셰일혁명과 링컨.더글라스 이후의 155년 공화당.민주당 체제가 미국 국민들의 수술대에 올랐다는 소식을 모르는 것 같다. 브렉시트투표때 여론조사 아닌 출구조사가 결과가 뒤바뀌나온 것도 괜한 얘기 아닐것이다. 트럼프 당선확실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