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니… ‘콜드브루’ 밀어내고 대세 커피 등장
바람부니… ‘콜드브루’ 밀어내고 대세 커피 등장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10-12 14:30
  • 승인 2016.10.12 14: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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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오늘날 카페에서 능숙하게 주문을 마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한 메뉴로 통일됐던 과거와 달리 에스프레소 샷을 활용한 수많은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에스프레소의 추출방식이나 라테에 들어가는 우유 스팀까지 세분화한 메뉴가 등장하고 있다. 카페들도 커피를 제조하는 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찾아주는 가이드 역할까지 확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에 에스프레소 샷에 물을 탄 아메리카노가 들어온 해가 1999년이니 올해로 17년이 지났다. 현재 국내 커피 시장은 5조4000억원 규모로 세계 6위. 유행도 빠르다. 여름만 해도 ‘커피의 눈물’이라 불리는 콜드브루가 유행하더니, 올가을엔 우유를 적게 넣은 호주식 카페라테인 ‘플랫화이트’가 카페를 점령했다.

‘플랫화이트’는 일반 라테보다 우유를 적게 넣는 것으로 에스프레소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기존 라테보다 작은 잔에 담겨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고소한 맛으로 요즘 같은 가을날에 즐기기 좋다는 평이 이어지며 ‘콜드브루 다음 플랫화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서늘해진 날씨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스 플랫화이트는 정작 호주에는 없는 한국형 커피 메뉴다. 호주에서는 플랫화이트를 따뜻하게 마신다. 자신만의 플랫화이트 레시피로 유명한 ‘테일러커피’ 유호용 바리스타는 “한국인들은 겨울에도 차가운 음료를 마실 정도로 아이스커피를 좋아한다”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우리나라에선 특이하게 플랫화이트를 차갑게 마시는 게 먼저 발달했다”고 말했다.

플랫화이트는 처음과 중간 맛, 끝 맛이 모두 다르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에 빨대로 젓지 않고 먹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유호용 바리스타는 “커피 맛에 자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이 플랫화이트를 선보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최근 플랫화이트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카페&베이커리페어'에서 진행하는 'WCCK 2016' 한국 대표 선발전 본선 경합에 참가한 안대민 바리스타(UCC커피 코리아 소속)가 경합을 펼쳤다.)

커피 전문가들은 플랫화이트 인기는 한국인들이 진정한 커피 맛에 눈을 떴다는 반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스턴트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이어 ‘제3의 물결’이라 일컫는 스페셜티 커피의 소비율이 빠르게 늘면서 커피 맛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채로운 커피 맛에 눈뜬 사람들은 더 이상 스타벅스를 고집하지 않는다. 요즘 유명하다는 로스터리 카페들은 맛있는 커피의 기준을 ‘개인의 취향’으로 삼는다.

소비자들의 요구도 늘어났다. 요즘 카페는 오감을 충족해야 한다. 손님들은 조명, 음악, 심지어 공기까지 충족시키면서 커피 한 잔의 가치를 누리고 싶어 한다. 가로수길 ‘겟썸커피’ 장해님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배부르게 양 많은 커피보다는 작은 잔이라도 양질의 커피를 맛있게 먹는 걸 선호한다“며 사람들이 큰 컵의 커피를 하루 종일 들고 마시는 ‘투고(To-go)’식의 스타벅스 문화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했다.

바리스타가 일대일로 커피 코스 요리를 만들어주는 ‘오마카세 커피 바’도 등장했다. 이 콘셉트는 주로 일식에서 셰프가 그날의 좋은 재료를 선별해 고객의 취향에 맞춰 요리를 선보이는 ‘오마카세(일본어로 ‘당신에게 맡깁니다’라는 뜻)’에서 따온 것. 예약해야 즐길 수 있으며 바리스타가 바로 앞에서 약 1시간 동안 커피 코스 요리를 만들어준다.

고객들의 세분화된 커피 취향에 맞춰 바리스타 역할도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사람에서 고객의 취향을 찾아주는 가이드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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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댕님 2016-10-12 15:17:33 175.213.75.151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