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홈쇼핑에서 일명 ‘국토회복 결혼 패키지’라는 기절초풍할 상품을 판매한다. 장가 못간 농촌 총각들과 연변 처녀들을 짝지어 주고 전통혼례까지 치러주는 신상품이다. 이 상품은 ‘고구려영토회복준비위원회’ 일명 ‘고영회’에서 기획한 것으로 회장 ‘이치수’와 쇼호스트는 판매에 열을 올린다. 곧이어 연변에서 공수(?)된 연변 아가씨들까지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화가 폭주하는 가운데, 8번 아가씨 선옥자가 단연 인기폭발이다.
장가 못간 늙은 아들을 둔 노모가 이 방송을 보게 되고, 아들 강채용이 8번 아가씨와 만나도록 주선하는 상품을 구입한다. 연변처녀 선옥자는 여주에서 노모를 모시고 농사를 짓는 강채용과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른다. 함 받는 날, 옥자의 고향인 연변 도문 월청에서 옥자의 친구들인 ‘연변 제비들’ 세 명이 함꾼들 홀릴 요원으로 선발되어 서울에 입국한다. 사정상 중국 연변으로 갈 수 없는 옥자는 현재 기거하고 있는 가리봉동 쪽방촌을 친정집 삼아 함을 받기로 한다. 연변 제비들은 특유의 춤과 노래, 교태로 함꾼들을 홀려 함을 들이기에 성공한다.
한편 ‘고영회’ 회장 이치수는 기자들을 모아 놓고 연변 처녀와 남한 농촌 총각을 짝지어 주는 자신의 사업이 통일 이후 현재 중국 영토인 옛 고구려 영토(연변 자치구)를 찾아오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며 너스레를 떨어댄다. 그리고는 급기야 방송국 기자를 대동하고 채용과 옥자의 혼례식이 치러지는 가리봉동 쪽방촌을 찾아간다. 이들은 채용과 옥자 등을 카메라에 멋진 그림을 담기 위한 들러리 신세로 만든다. 어설프게 모든 행사가 끝나고 쪽방에서 치러지는 채용과 옥자의 초야. 서로 설레는 마음으로 옷깃을 풀려는 찰나, 첫날밤의 흥분과 기대는 무참히 짓밟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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