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자유의 몸이 된 ‘이재현 CJ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아직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재활치료와 함께 기업 살리기에 나설 채비가 한창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그동안 검찰수사로 챙기지 못했던 사업현장을 직접 찾아 진두지휘하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선 다만 두 기업이 오너기업이라는 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오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다.
[CJ] 재도약 꿈틀…기대와 두려움, 12월 인사 주목
[롯데] 좋은 기업·사회공헌 강화, 면세 사업권에 사활
“CJ인(人) 여러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이재현 회장은 사면되자마자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이 회장은 건강 회복을 위해 당장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력을 회복해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도 연말 인사와 내년 사업계획에서 이 회장의 속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CJ그룹은 동양매직과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서 본 입찰에 불참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면으로 CJ그룹이 인수합병(M&A)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추동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특히 동양매직 인수의 경우 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 매출의 20% 정도를 소형가전과 렌탈 상품을 통해 창출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동양매직 인수 시 시너지 효과를 통한 수익 창출이 기대됐었다.
재활+경영 둘 다 잡을까
하지만 CJ의 철수소식이 알려진 직후 업계는 이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후 그룹 전반의 투자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돈다.
아울러 CJ그룹이 지난 9월에 이어 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9월 인사는 그동안 미뤄졌던 것을 이 회장이 특별 사면되고, 적체 해소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연말 인사는 위축됐던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신규 임원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연말에 9월 인사와 별개로 정기 임원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9월 인사로 적체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연말인사는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 중이다. 잠자리가 편해지면서 심리상태도 안정되고, 건강이 서서히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집중 치료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장시간 비행기를 탈 정도가 아니어서 기초적 건강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자유의 몸이 된 신동빈 회장 역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18시간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기자들 앞에선 그는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습니다”고 했다. 그간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실추된 롯데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다짐이었다.

롯데그룹도 신 회장의 뜻에 따라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사회공헌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4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그룹이 내놓을 개혁안에는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과 함께 사회공헌 강화가 핵심 내용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3분기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롯데백화점은 2분기 8위에서 16위로 급락했고, 롯데월드 어드벤처(12위)도 두 계단 하락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롯데그룹 계열사 등의 가치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렌터카(69→87위), 롯데리아(68→90위), 롯데슈퍼(88→94위), 롯데시네마(87→96위) 등 다른 계열사도 줄줄이 떨어졌고 롯데면세점은 아예 100대 브랜드 목록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정책본부(그룹 본사) 내 5명 안팎에 불과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전담 인력이 3배 이상으로 대폭 확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도 하락한 그룹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해 현장을 돌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신 회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과 에비뉴엘, 영플라자 등 서울 소공동 일대 계열사 매장을 2시간여 동안 돌며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경기도 수원 롯데아울렛 광교점과 롯데마트를 점검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날부터 이 같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검찰수사로 바닥에 떨어진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되찾는 매개체로 월드타워점 재오픈을 신 회장이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분위기 반전에 집중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월드타워점 부활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면세점 선정 발표가 나는 연말에 롯데월드타워 완공이 예정돼 있어 그룹 사활이 걸린 면세점 특허에 신 회장의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한다. 월드타워 완공은 오는 12월 22일로 예정돼 있다.
그동안 신 회장도 면세점에 대한 애정을 줄기차게 보여 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중소 중견 기업과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인 ‘면세점 상생2020’을 발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 영장 기각 직후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기나긴 재판 과정이 남아 있지만 신 회장의 운신 폭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신 회장이 면세점 특허 등 산적한 그룹 과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몸이 수척하고 휘는 합병증으로 특별사면 됐는데~누가봐도 2년 넘게 합병증으로 고생할 정도면 일반적인 활동이 어려워 보임~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교도소도 아닌 병원에서만 병치레 했던 사람이 사면됐다고 멀쩡해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