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선정 국감 재계저격수 -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일요서울 선정 국감 재계저격수 -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 오유진 기자
  • 입력 2016-10-07 19:36
  • 승인 2016.10.07 19:36
  • 호수 1171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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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님 연봉과 퇴직금이 적정하다고 보느냐?”
뉴시스

CEO 자격요건 구체적 규정, 상시 후보군 관리제 도입 필요

채 의원 목소리 높을수록 대중의 관심도 높아져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재계를 향해 날카로운 지적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회계사 출신의 ‘재벌개혁 전문가’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며 비례대표 의원들의 자질 문제가 불거졌지만 채 의원은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떨치며 국감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일요서울은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활약하고 있는 채이배 의원에 관해 알아봤다.

국회 정무위 소속 채이배 의원은 지난 4일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조양호 회장에게 “가족경영의 폐해는 한진그룹 곳곳에서 드러났다”며 “대한항공에서 사외이사 6명 중에 4명이 가족이었던 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가족경영 폐해는 청문회 때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발언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최 전 회장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가정주부가 전문성 없이 지분상속돼 경영을 맡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채 의원은 가족경영의 폐해로 나타나는 것이 독선적 고액 연봉과 사익편취 부실계열사 지원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연봉과 퇴직금 적정성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채 의원에 따르면 최은영 전 회장은 한진해운에서 2013년 17억 원, 유수홀딩스 12억 원,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에서 지난해 25억 원, 대한항공 27억 원 등 53억 원을 받았다며 경영 성과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보면 마이너스 상황에서 이 연봉을 챙긴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퇴직금과 관련해서도 최은영 전 회장은 52억 원을 받았으며 조양호 회장도 대한항공에서 올해 말 퇴사하면 42년 근무로 548억 원의 퇴직금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양호 회장에게 “회장님 연봉과 퇴직금이 적정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조 회장은 “지금 현재로서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대답했다. 이에 채 의원은 한진그룹의 자회사인 유니컨버스의 내부거래를 지적하며 대한항공에 기부를 촉구했다.

채 의원에 따르면 사이버스카이는 땅콩회항 논란으로 자녀가 회사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17억 원을 투자한 뒤 63억 원에 처분할 수 있었던 것은 연평균 85% 넘는 내부거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이버스카이와 비슷한 회사인 유니컨버스 역시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며 비판했다. 유니컨버스의 경우 조 회장과 그의 자녀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채 의원은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은 작년 10% 지분을 소각하고 오히려 100%로 만들어놓고는 이 회사(유니컨버스)는 왜 처분하지 않느냐”며 “내부거래가 70%로 사이버스카이와 똑같은 회사인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 의원은 “이는 회사 기회 유용이고 일감 몰아주기다. 16억 원 투자한 회사의 지분평가액이 149억 원이다.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조양호 회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조 회장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경영진들이 적법하게 처리한 걸로 안다”며 “검토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대답했다.

채 의원은 “대한항공이 누구 회사인지 구분해야 할 것 같다”며 “대한항공 지분을 팔아 회수하려 하지 말고 다 증여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촉구했다.

CEO 연임 지배주주 및 낙하산에 의존

채이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나 후보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CEO의 운명도 경영실적보다는 대주주나 ‘낙하산’이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올해 1분기 연차보고서를 공개한 114곳의 금융기업 CE0 경영승계 규정을 살펴본 결과, 산업은행을 포함한 특수은행 등 5곳을 제외하면 79개 회사가 승계 규정을 제정했고 31개 회사는 미제정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로 기업집단, 금융그룹, 공기업과 비교해 기타 금융회사에 속하는 회사 중 승계 규정을 제정하지 않은 사례가 많으며 특히 금융그룹 중 KB금융그룹은 승계 규정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승계 규정도 허술한 수준이라며 CEO 연임이나 최종 후보군의 확정 절차, CEO 후보군 관리를 제대로 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채의원은 교보증권이 CEO 후보군 관리와 관련해 “후보군에 대하여는 회사 정책상 대외비로 분류되는 바 미공개”라고 기재해 모범규준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CEO의 교체와 경영성과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경영성과가 낮음에도 연임된 사례로는 롯데손해보험 김현수, 현대증권 윤경은, 아주캐피탈 이윤종 등이 대표적”이라며 “이들 대댜수는 지배주주가 발탁한 뒤 그룹 내 요직을 거쳤다는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NH-CA자산운용, 산은캐피탈, 삼성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의 CEO는 전임자와 비교해 성과가 높았지만 교체됐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CEO 자격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고, CEO의 교체를 경영성과와 연동해야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안정화할 것”이라며 “CEO 자격요건과 연임규정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상시 후보군 관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정조준한, 채 의원 그는 누구?

회계사 출신의 채이배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6번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특히 그는 2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 운동을 했으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주요 관심 분야로 알려졌다.

채 의원은 지난 8월 5일 일감 몰아주기 관행의 근절을 위해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규제를 보완하는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규제대상이 되는 재벌 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현행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에서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렇듯 채 의원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 기업들을 정조준하는 법안들을 준비 및 발의하고 있어 재계 관계자들은 채 의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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