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의 냄비 세트를 팔며 근근히 살아가는 세일즈맨 병호는 비즈니스에 대한 부장의 세미나를 들으며 가족들을 위해 한 세트라도 더 팔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한편, 병호의 아내는 열혈신도로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휴거를 기다리는 여자다. 고아원에서 의형제를 맺은 택시운전사 종학은 아내의 희귀병으로 병원으로 가는 도중 병호에게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던 병호는 부장에게 호된 욕을 먹고 전화를 끊는다. 그렇게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계속해서 되풀이 되며 진행된다. 공허하고 힘든 병호와 종학의 마음에 사랑인지 연민인지 두 여인들이 자리잡게 된다.
병호에게는 냄비세트를 팔기위해 마련한 아줌마들의 온천여행에서 만난 미란이란 젊은 부인이, 종학에게는 연변처녀 춘설의 사랑이 끼여든다. 미란은 어리숙하지만 순수한 모습의 병호를 좋아했고 그가 파는 냄비를 사주었지만 싸구려 냄비를 자기에게 팔았다며 화를 내며 독설을 퍼붓고, 설상가상으로 망한 냄비회사에 인생의 끝을 보게 된 병호는 이성을 잃고 미란을 죽이게 된다. 춘설은 기사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연변에 있는 집으로 돈을 부치기 위해 몸을 팔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순결하다. 병든 부인을 위하는 종학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급기야는 보험사기로 부인의 수술비를 마련하고 떠나려는 종학과 중국으로 밀항하려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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