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우주의 크리스마스’ 배우 심은진, 가수·연기자 모두 “10년 채웠다”
[스타인터뷰] ‘우주의 크리스마스’ 배우 심은진, 가수·연기자 모두 “10년 채웠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10-06 10:02
  • 승인 2016.10.0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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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아이돌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으로 이제는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심은진이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한결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더욱이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소화해 내며 그간의 강한 여자에서 친근한 캐릭터로 다가섰다. 늘 재미있는 인생을 개척해가는 심은진을 만나 봤다.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에서 유일하게 ‘성우주’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여배우가 있다. 바로 30대 ‘성우주’의 친구 도연을 맡은 배우 심은진이다.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주인공 ‘30대 성우주(김지수 분)’가 새로운 인생전환점을 맞으며 자신과 같은 이름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20대, 10대 ‘성우주’를 만나 과거와 미래 현재가 교차되는 오묘한 감성드라마로 극 속 심은진은 과거 성우주의 친구이자 애증의 관계로 등장한다.

배우 심은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개봉 소감과 함께 배우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첫 완성본의 소감을 묻자 그는 “전주국제영화제 때 봤다. 지난해 10월 중순 요맘때쯤 촬영했는데 그때 촬영 기간이 길지 않았다”면서 “동해에서 찍었는데 날씨랑 상황이 안 받쳐줘 촬영에 고민이 많았다. 특히 저예산영화라서 하루를 놓치면 손실이 생겨 스트레스가 극심해진다. 하지만 편집된 완성본은 날씨가 않 좋았던 게 도움이 됐다”고 흐뭇해했다.

더욱이 심은진은 앞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날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등 당시 상황이 녹록치 않았음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현장에서 진짜 외로웠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촬영에 없을 때는 호텔에 있는 게 전부였다. 창문을 열면 비가 오고 우중충한 날씨에 우울했다. 친구들이 중간에 한 번 찾아왔는데 가고나니 다시 외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심은진에게 이번 작품은 외로움으로 비견될 만큼 스스로에게 고독한 시간이었다.

이에 심은진은 “평소 텔레비전을 잘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1년간 볼 것은 다 시청한 것 같다. 책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영화를 하루 종일 볼 수도 없었다”며 “가정주부들이 집에 들어가자마자 자동적으로 텔레비전을 트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저예산영화라는 어러움에도 불구하고 그가 선택한데는 오로지 시나리오였다.

심은진은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어서 덤벼들었다. 개런티를 본고 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욕심을 내려놓고 시작했다. 물론 가끔 열악한 사정 때문에 시험에 들기도 했지만 뭔가 플러스가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수 언니도 함께 한 것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아쉬웠던 장면을 묻자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카메라 앵글 안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로 에너지를 쏟게 된다. 상업영화에서는 그런 에너지를 소모할 일이 없는데 그럴 수 없어서 힘들었다. 또 후반 작업을 기대할 수 없어서 오로지 카메라 안에서 잘해야 됐다. 빠르게 촬영을 하다 보니 종종 아쉬움이 남았다”며 “정확하게 순간적으로 몰입해 촬영했지만 놓친 것들이 생각나 속상했다. 오로지 내 눈에만 보이는 아쉬움들있다. 휴게소 장면은 정말 살리고 싶었는데 통제도 안 되고 바람도 엄청나게 불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작품에서의 가장 고민스러웠던 건 처음으로 시도해 본 누군가의 엄마로서의 역할이었다.

심은진은 그간 참여한 작품들마다 결혼조차 해보지 못했다며 “실제 아이의 엄마도, 결혼생활도 경험이 없어서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맡는다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제는 할 수 있게 됐다. 겁은 없어졌다. 두려움을 깼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은진에게 엄마역할은 여전히 어려운 관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열정은 이번 작품 촬영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더욱이 먼 거리의 촬영과 빠듯한 시간에도 불평한마디 없이 소화해 냈다.

덕분에 김경형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은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다.

이처럼 연기자의 길에서 열정을 쏟고 있는 그는 과거 베이비복스 시절 가수로서 정상을 달렸던 만큼 연기자로서 완성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심은진은 “배우로서 가야할 길이 멀다. 베이비복스 시절에는 단기간인 8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경력으로는 배우를 더 오래했다”며 “베이비복스 시절에는 단 하루를 편하게 쉬어본적이 없다. 8년 만에, 그만둘 때쯤에 처음 여행다운 여행을 떠났다. 가수를 관두고 연기를 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적어도 10년은 해야 했는데 못 채웠다. 틈틈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과 피처링을 통해 연을 맺고 있다. 음악으로도 10년이 넘었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이제 연기자로서도 10년이잖아요. 아직 갈 길은 멀다. 뮤지컬을 두 편 했지만 도움이 안됐다. 아이돌 출신이다 보니 그냥 총알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뷴야적으로는 연기가 재미있는 것도 있고 장르 불문하고 많이 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평가가 인색한 뮤지컬은 다시 도전할지 여전히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제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자연스럽지만 베이비복스라는 꼬리표를 구지 땔 생각은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심은진은 “꼬리표가 따라다녀도 상관없고 제가 베이비복스를 통해 데뷔를 했고 그 사실을 부정할 필요도 없다. 음악이랑 절교한 것도 아니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싱글도 내보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꼭 하나만 택해야 되냐”고 강조하며 “그간 작가활동도 했고 전시도 했고 사진 찍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배우냐 가수냐 작가냐보다 인간 심은진으로 대중들을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바람에 대해 심은진은 “하나를 제대로 해야 하겠지만 성격이라도 잘 안 맞고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싶다”며 “깊이 빠지는 것은 안 좋아한다. 갑자기 고통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재미를 찾기 위해 연구하다 보니깐 이것저것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심은진이 재미를 느끼는 건 다름 아닌 연기다. 덕분에 다양한 역할에 욕심을 부리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는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 강한 역할만 많이 했다. 연극에서는 백치미있고 가련한 역할도 소화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쎈’ 역할”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덕분에 심은진은 자신의 매니저가 평소보다 여성스러운 사진이 들어간 이력서를 들고 다닌다고 설명해 웃음을 선사했다.

배우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지수 언니를 보면서 연기 내공이 존경스러웠다. 굉장히 존중할 만한 일인 것 같다. 끝까지 해보고 싶다”며 “이제는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얘기에 동감을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성우주’라는 동일한 이름을 갖고 있는 세명의 주인공이 빈센트 반 고흐의 화집, 골동품 가제, 화가 지망생 등의 감각적인 소제들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으로 동시에 교차하는 미묘하고 몽환적인 판타지를 담아낸 작품으로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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