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에 자리잡은 중국집 북경루는 50대 후반의 홀아비 하씨가 주인이며 경리이고, 배달도하며 조선족 동포인 북경댁이 주방과 서빙을 하는 조그마한 가게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장사를 하기에는 힘이 들어서 하씨의 부탁으로 연변에서 살고 있던 딸, 미랑이를 한국으로 불러들인다. 미랑이가 북경루에 오던 날 하씨와 가족들은 중국집 운영과 관련하여 각기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데, 아들 성복은 자신과 동업을 위해, 딸 성자는 조기 유학을 가는 손자와 손녀를 위해 중국집을 처분하기를 요구한다.
자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하씨가 자신의 중대한 결심을 발표하려는 순간, 국립보건원에서 나온 사람들이 북경에서 미랑이가 타고 온 비행기의 뒷 자석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사스의심환자로 판명되어 그 주변 좌석의 사람들을 검역소에서 격리조치하게 되었다고 알린다. 보건원 직원들은 미랑이를 검역소로 데려가고 미랑과 접촉한 하씨와 가족들은 북경루에서 열흘간 외부와 격리된 상태로 생활할 것을 지시한다.
북경루에서 감금 생활을 하게 된 하씨와 가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좌충우돌 하다가 서로의 본심을 알게 되고 미랑이가 격리에서 해제되고 돌아온 날, 하씨는 북경댁과 결혼하고 미랑이는 딸로 입적시켜 계속 북경루를 운영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하씨의 가족들은 충격을 받고 난폭하게 돌변하지만 하씨는 자신의 결심을 번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하씨의 마지막 제안에 모두가 꼼짝 못하고 마침내 사스가족이 탄생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