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은 지난 2000년부터 순수하게 청각에만 의존해 게임을 즐겨 방송에도 수차례 소개된 화제의 인물. 게임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무 좋아 2000년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했다는 이군은 게임을 배우기 위해 6개월간 매일 2∼3시간 정도 연구해 게임에 등장하는 수십가지 건물과 유닛을 지정하는 단축 버튼을 다 외우고 이들의 고유한 소리를 구별해 위치와 숫자 등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시각장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임요환에게는 시작 3분 동안 안대로 눈을 가리는 핸디캡이 주어졌다. 아무리 황제라고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군은 초반 저글링(저그 종족의 병력) 공격으로 임 선수를 괴롭혔고, 결국 임 선수는 본진을 옮겨야 할 정도로 애를 먹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임 선수가 극적으로 역전승했지만 행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군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임 선수는 “경기 내내 혹시 앞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최근 음반을 낸 ‘좋은 이웃’이라는 5인조 그룹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군의 꿈은 작곡가가 되는 것.이군은 게임을 마친후 인터뷰에서 “게임을 줄이고 앞으로 음악공부에 전념할 생각”이라며 “게임에 사용되는 음악이야말로 최고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해 게임음악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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