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유일 6선 단체장 김관용 경북지사
[인터뷰] 국내 유일 6선 단체장 김관용 경북지사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9-23 20:49
  • 승인 2016.09.23 20:49
  • 호수 1169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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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김관용 경북지사(73 세)의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반기문 대망론’에 김 지사를 중심으로 한 ‘TK 대망론’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김 지사 역시 본 기자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나이는 성년인데 젖도 못 떼고 있는 불행한 지방자치”라며 사드, 경주 지진사태 겪으며 광역단체장으로서 한계에 봉착했음을 밝혔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김 지사의 대권 출마 선언이 임박한 모양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與‘검증 안 된 潘 ’ 역풍 맞을까 우려 ‘TK 대망론’으로 우뚝 선다!
- “사드, 경주 지진 사태에 광역 단체장 한계 느껴…” 대권 도전 임박

 당초 여당은 반기문 총장을 끌어들여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옴에도 당내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었기에 대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당내 일각에서 반 총장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국회의원, 나아가 지자체장 한번 역임하지 않은 반 총장을 이대로 밀다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역풍’을 맞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에 여당 내에선 김관용 지사를 필두로 한‘TK 대망론’에 불이 옮겨 붙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국내 유일의 6선 단체장(구미시장 3선, 경북도지사 3선) 이라는 타이틀과 전국 시도지사 평가에서 17차례나 1위를 차지한 ‘검증’된 인물이다. 김 지사 역시 본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지 피하지 않을 각오”라며 대권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김관용 경북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이번 경주 지진 사태로 여실히 드러났다. 김 지사는 지진사태 직후 '지진 대응 5개년 종합대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 지사의 발 빠른 대응이 주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지진에도 안전한 경상북도를 만들기 위해 4대 전략별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먼저 지진 대응을 위한 조직과 기능을 확대하고 연구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도민안전실 내에 지진방제팀을 신설하고 지진 전문가도 채용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각종 시설물에 대한 내진 기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을 35.9%에서 70%까지 높이고, 34.5%인 민간건축물의 내진율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끝으로 지진해일 매뉴얼을 구체화·현실화하고 교육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 지역감정 타파·영호남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호남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졌는데, 이처럼 동서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  또한 현재 호남과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영호남 상생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 5월 18일 경북 지사로는 처음으로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공식 참석했었다. 이제는 영?호남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는 지도자들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 한 가지 자랑 같지만 지난 2014년엔 KBC 광주방송으로부터 ‘목민자치대상’과 함께 시상금 1억 원을 받기도 했는데 시상금을 김대중평화센터에 영?호남의 상생발전과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한 바 있다.

그리고 경북과 전남은 지난 2014년부터 ▲영호남 지명유래 고도(古都) 전통문화 자원화 사업 ▲국토 끝섬(울릉군-신안군) 주민 간 교류 ▲생활체육 교류 ▲농특산물 장터 운영 ▲경북 도민의 숲, 전남 도민의 숲 조성 ▲박정희·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 이름을 활용한 사업 등의 상생협력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 전국 시도지사 평가에서 17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또한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실태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말해 달라.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풀면서 항상 진정성을 가지고 도민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했고 잘못하면 솔직하게 용서도 구했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달려온 데 대한 도민들의 따뜻한 격려이자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나이는 성년인데 젖도 못 떼고 있는 불행한 처지라 할 수 있다. 돈도 권한도 중앙이 몽땅 움켜쥐고 있어 재정은 2할 자치, 권한은 3할 자치를 하고 있다. 지방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필요한 권한을 이양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 안전을 다루는 재난이나 질병의 경우 초동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지방에 실무권한을 내려줘야 한다.

▲ 탁월한 리더십으로 호언장담했던 ‘도청 이전 사업’을 해냈다. 김 지사의 과감한 결단과 뚝심이 도청 이전을 이루어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도청 이전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뒷얘기가 있다면.

도청이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고뇌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다. 한 가지 놀랐던 건 도민들이 모든 걸 이해하고 더 크게 지지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 탈락지역들의 반발과 저항이 우려되었지만 오히려 탈락 지역에서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도지사가 공정하게 소신을 갖고 했으니 우리도 당신을 지지한다는 표현이었다. 도민들이 참 현명하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 내년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국내 유일의 6선 단체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 지사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차기 대선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저도 언론을 통해서 여러 차례 듣고 있다. 나라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고, 새누리당도 큰 위기를 맞다 보니 현장을 줄곧 지켜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했다고 보고 거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일에 파묻혀 살다 보니 깊이 생각해 보지를 못했다.

분명한 것은 도지사 직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구·경북, 더 나아가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사회통합이라든지 갈등의 폭을 좁힌다든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고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지 피하지 않을 각오이다. 그게 도민과 국민에 대한 도리이기도한 것 같다.

▲ 많은 예비 대선주자들이 나름대로의 노선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라 보는지.

내년 대선에서는 ‘사람’이 최고의 화두로 부각되리라 본다. 다시 말해 ‘사람 중심’의 가치관이 핫이슈로 등장한다는 말이다. 반세기에 걸친 압축 성장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됐다. 경제는 발전했는데 중산층은 몰락하고 청년층은 취업이 안 되고 희망을 잃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커져 국가적 문제로 불거졌다.

개인의 정체성은 혼란에 빠지고 갈등이 양산되는 국면이다.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나라는 더 망하는 길로 갈 수 있다. 이미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한 나머지 뒷걸음질을 하는 모양새다. 걸음새를 바로잡으려면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중심은 사람에 둬야 한다. ‘사람 중심 세상’,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자는 게 내 생각이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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