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윤여준-정의화 회동 '제3지대' 정계개편 시동
김종인-윤여준-정의화 회동 '제3지대' 정계개편 시동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09-23 15:51
  • 승인 2016.09.23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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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정치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23일 광화문에서 회동했다.

이날 모임은 최근 '대선주자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김 전 대표와 여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돕고 있는 윤 전 장관의 '의기투합'이라는 점과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등 양극단을 제외하고 중간지대에서 뭉치자는 정의화 전 의장의 '제3지대론'과 맞물려 주목됐다.

여야를 넘어선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이날 오후 원외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개헌 모임인 '나라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창립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하기로 하는 등 개헌이 중간지대 세력을 묶어내는 고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조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확실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가상적인 인물들만 자꾸 떠오르고, 상황이 그렇다"면서 현재 잠룡그룹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과거엔 밖에서 모인다고 하면 기껏해야 '야당 단일화' 이런 것이나 생각하고 모이는 예들이 많았는데, 그런 특별한 방향을 설정하고 하는게 아니다"면서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잘 타개할 수 있느냐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해서 만나는 것이다. 특정인이나 특정정당을 포커스로 맞춘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여야를 넘나든다는 것도 사실은 어폐가 있다"면서 "내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데, 실제로 보면 모두 한국사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데 공감하는 것이 아니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뭐가 있겠나 하는 것"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개헌 논의도 나오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선택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방향 제시도 할수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제3지대'가 아닌 '비패권지대'로 자신의 구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3지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양 극단을 제외한 제3지대를 주장하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라는 말은 안쓴다. 비패권지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안철수가 자꾸 자기가 3지대라고 하니까 헷갈려서 안된다"고 안 전 대표측 제3지대론과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도 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는 비패권지대라고 했고, 나는 '정상지대'라고 했다"라면서 "나는 지금의 양극단을 비정상적으로 보는 사람이고, 그러니 정상지대 또는 비패권지대를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을 키워야 하니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논의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한 사회가 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내년 대선을 계기로 우리가 무엇을 좀 바꾸어 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개헌을 통해서 권력도 분점하고 함께 더불어 하는 수평적 관계와 네트워크 관계로 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양당제를 다당제로 바꾸는 것, 분권, 지방분권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시간 가량 이어진 조찬은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의 저자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의 주도로 만들어진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교수의 책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추천사를 쓰고 정 의장이 19·20대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하면서 주목됐다.

이들은 앞으로도 모임을 계속 하면서, 대한민국 미래 설계를 위한 구상들을 함께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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