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도둑이야?
도대체 누가 도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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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2-08 09:00
  • 승인 2003.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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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공연일정: 12월3일~2004년2월1일 공연장소: 대학로 마로니에 극장 문의전화: 02-741-5978

이 작품의 발상은 경찰만 보면 공연히 두려움이 생기고 피해가는 버릇을 가진 작가의 심리 상태를 반성하는 데서 시작한다. “오늘 사회는 과연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한 사회인가?” 의사가 응급환자를 거부하고, 경찰이 시민을 폭행하고, 정치하는 이들이 개인 혹은 당파적 이익 외에 나라 살림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은 바뀌어야 하는 것인가. 모든 기존의 가치는 재고되어야 하는가. 모든 사람을 불신하며 의혹의 눈으로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야 하는가. 돈을 훔치려고 한 의상실을 침입했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두 도둑 그들이 이러한 사회에 대하여 거침없이 욕을 퍼붓는다.

마치 자기들의 행각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데 그들의 욕설에 타당성이 있어 보여 유감이다. 그렇지 않다고 변명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궁색하게 느껴진다. 결국 그 도둑들이 한바탕 유희를 즐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때 나타나는 세번째 도둑. 마치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모르는 이 사회처럼, 도둑과 도둑이 물고 물리는 순환 구조 속으로 연극은 뒤엉킨다.이 연극에서 살아 움직이는 마네킹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시종일관 무대에 존재하면서 무대를 이어가고 또 방해하기도 한다. 해설자일 수도 있고 이 무대의 주인일 수도 있다. 여하튼 마네킹은 정교한 연극성을 추구하는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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