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창중, 세상을 향한 ‘분노의 출사표’ 던지다
[인터뷰] 윤창중, 세상을 향한 ‘분노의 출사표’ 던지다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6-09-09 22:09
  • 승인 2016.09.09 22:09
  • 호수 1167
  • 24면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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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해세력이 쳐 놓은 올가미에 걸려들었다”
윤창중(60) 전 청와대 대변인

호텔 바…“성적인 의도 갖고 있지 않았다. 맹세해”

호텔 숙소…“인턴여성 문 앞에 있어 놀라 문 닫아”

‘과거’ 얘기엔 민감한 반응·공소시효 논란 여전

사법 절차·SNS 통해 언론 개혁 나설 것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엄청 두들겨 맞았다. 그 당시 뉴스는 하루 종일 ‘그 사건’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 후 3년여가 흘린 지난 3일 윤창중(60)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성추행 사건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을 향한 ‘분노의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오히려 지난 3년간의 시련이 대한민국 언론을 혁파하라는 소명을 받은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사건의 진실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그의 미래와 함께 과거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다. 인터뷰 약속을 잡았고 지난 7일 김포 자택으로 갔다.

오전 10시. 인터뷰는 그의 서재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이뤄졌다. 시작하자마자 윤창중 전 대변인은 기다렸다는 듯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차분하면서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성추행 사건을 대한민국 언론과 음해정치세력의 ‘합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광화문 사거리에서 능지처참을 당해도 부족한 인간 말종으로 묘사한 대한민국의 언론과 그런 언론에 새빨간 거짓 정보를 제공한 음해정치세력. 그 음해정치세력이 존재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언론과 그들이 합작해서 윤창중을 성추행범으로 몰아가는 ‘윤창중 생매장 드라마’가 가능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언론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동원해서 온갖 소설을 써 가지고 윤창중이라는 한 정치인의 정치 생명과 정치 명줄을 끊어버리고, 한 인간과 그 가족의 인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렇게 언론이 보도한 데 대해 정치음해세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건을 정치쟁점화해서 당시에 주목받던 한 정치인의 정치 생명을 끊어버리고, 박근혜 정권에 일대 타격을 가하려는 정치 음해”라고 판단했다.

‘과거’를 묻다 하지만…

그럼 정말 ‘성추행’은 없었던 것인가. 그의 주장대로 모든 언론이 거짓 왜곡 보도를 일삼은 것인가. 당시 인턴 여성과 있었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과거를 언급하는 게 정말 끔찍하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경질된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잘라 말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사건 장소는 두 군데다. 호텔바와 호텔 숙소. 당시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변인은 인턴 여성과 호텔바에 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변인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인턴 여성이 일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해 수차례 질책했다고 밝혔다. 그 후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봤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워싱턴에서의 마지막 날이니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잔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는 당시 남성 운전기사를 배석시켜 3명이서 30분간 술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이후 헤어질 무렵 첫 번째 논란이 발생됐다. 윤 전 대변인은 인턴 여성의 허리를 한 차례 툭 쳤다고 했다. 하지만 인턴 여성은 ‘grab(움켜쥐다)’이란 표현을 썼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언성이 높아지면서 “그 여성이 grab이라고 말한 것은 엉터리”라며 “저는 성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윤창중 저의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고 말했다.

호텔 숙소와 관련한 당시 보도는 윤 전 대변인이 술에 취해 인턴 여성을 방으로 불렀고, 여성이 거절하자 욕설을 하고 거의 알몸 상태로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술자리 후 숙소로 돌아오면서 인턴 여성에게 다음날 일정이 너무 중요하니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줄 것을 당부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그는 노크소리가 들려 청와대 직원이 브리핑 자료를 가져다주는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인턴 여성이 문 앞에 있자 놀라서 가라며 문을 닫았다고 했다.

그는 브리핑 자료라고 생각했던 것이 전날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했다. 전날에 청와대 직원이 브리핑 자료를 본인에게 직접 주지 않고, 문 밑으로 밀어 넣었는데 그런 중요한 자료들은 직접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크소리에 청와대 직원이 자료를 직접 가져다주는 줄 오인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인턴 여성이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증언이 나왔다. 유진철(61)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회장의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녹취록’이 그것이다. 기자가 직접 유진철 회장과 통화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스기사 참조) 유진철 회장은 본인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 방미 환영위원으로서 워싱턴 인근 호텔에 묵었고, 다음날 일정 관계로 아침 일찍 서두르다 마침 그 장면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유진철 회장은 당시 한 여성이 걸어오다가 문 앞에서 노크를 하는 걸 봤는데 지나가다가 쾅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 여성이 당황한 모습으로 엉거주춤 물러서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때는 그 방이 윤창중 씨 방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증언하게 된 시기와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에는 미국 선거(조지아주 상원 의원)에 출마 준비 중이라 정신없는 시기여서 성추행 논란이 있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됐는데 그 상황이 성추행·성폭행 사건으로 알려져 황당했다고 말했다.

증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유 회장은 “사실 내 일이 아니니까 귀찮아하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도 있는데 누가 피해를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도와주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을 뿐 윤창중 씨 이름, 얼굴도 몰랐고 개인적 친분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공소시효 논란

“마침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내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주장이 모두 사실이고, 언론에서 보도했던 게 모두 거짓말이라는 게 만천하에 그대로 입증된 것 아니겠는가.”

지난 6월 윤 전 대변인이 쓴 칼럼이다. 워싱턴DC 법상이번 사건처럼 경범죄로 분류된 성추행 사건의 공소시효 3년이 만료되자 그는 글을 썼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그동안 해명도 없다가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나왔다는 비판이 상당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당시 기자회견을 했지만 일체 내용을 받아주지 않고 그것을 왜곡하거나 일방적으로 저를 죽이려는 소설로 일관하고 국민의 관음증을 자극하려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오해만 증폭시키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왜 지금에야 얘기하냐고 하는데 지금 와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를 해야지. 3년이 끝났다고 해서 저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공소시효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 진행형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은 “3년간 미국 경찰에서 출석하라는 전화 한 통 안 왔다. 내가 결백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하지만, 한 언론에서 워싱턴 경찰에 문의한 결과 아직 오픈케이스(현재 진행 중인 유효한 수사)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소시효는 피해 여성이 직접 나타나지 않는 이상 ‘실질적’으로 종료됐다고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제3자(주미 한국문화원의 여직원)가 경찰에 신고했고, 피해 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과의 전쟁

윤 전 대변인은 최근 활동 재개를 선언하면서 소위 언론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공교롭게도 이런 시련을 겪게 된 것은 언론인 출신으로서 대한민국 언론을 혁파하고 개혁해야 될 소명과 책무를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언론 혁파 운동을 선언한 것이다. 단지 제 개인의 한풀이를 위해 이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파 대상 중심에 조선일보를 뒀다. 다른 언론도 마찬가지였지만 조선일보가 본인이 성추행과 성추행 이상의 행동을 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며 가장 악랄하게 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조선일보는 제가 호텔바에서 성추행한 것은 아예 기본적으로 쓰면서 호텔 숙소에서 제가 성추행 이상의 행동을 했다는 기사를 워싱턴 특파원과 서울 정치부 기자 이름으로 버젓이 대서특필했다”며 “자발적 증언이 나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으면 그걸 보도를 해줘야 하는데 한 줄도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이게 바로 대한민국 언론의 자화상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소불위의 권력, 선출된 권력이 아님에도 난폭한 횡포를 일삼는 집단이 바로 언론이다. 그래서 나는 이 언론과 싸우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윤 전 대변인은 언론 혁파 운동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사법적 절차와 SNS를 언급했다.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형사소송을 할 1차 명단을 올렸다. 기자, 정치평론가, 국회의원 등 15명이 그 대상이 됐다. 그는 “2차, 3차, 4차 계속될 것”이라며 “반드시 사법적 심판대에 올려서 이들에게 대한민국 언론의 마구잡이 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블로그·페이스북 등 SNS을 통한 언론 개혁에 대해 “SNS 시대에 그야말로 순간적으로 공감대를 연대할 수 있는 국민들과 해외 교민들이 뜻을 함께해서 대한민국 언론사가 도저히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끌겠다”며 “추후에도 언론 혁파 운동에 대한 저의 복안을 하나하나 밝히면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윤창중 사건 증언자’ 유진철 전 미주한인총연합회 회장

“바에 있었는데 성추행으로 볼 만한 소란 없었다”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는 얘길 듣고 황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증언자로 나선 유진철(61) 전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회장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제가 본 사실에 근거해 ‘그런 일 없었다’고 말씀드리는 거고, 나중에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는 얘길 듣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유진철 회장의 말에 따르면 그는 논란이 됐던 장소인 호텔바·호텔 숙소 두 군데 모두 있었다.

당시 미주한인회 회장으로서 대통령 방미 환영위원으로 참여한 유 회장은 “저도 워싱턴이 제가 사는 지역이 아니니까 일정이 끝난 후 밤에 술 한잔 하려고 호텔바에 갔다”며 “가서 보니 낯이 익은 사람(윤창중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윤 전 대변인을 기억하는 이유는 방미 환영행사에서 분주히 뛰어다니는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기억 때문이라고 했다. 그 전에는 그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당시 윤 전 대변인 일행이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에 앉아 있었고, 그들이 나갈 때까지 본인은 바에 있었는데 성추행으로 볼 만한 소란 등은 없었다고 했다.

다른 논란의 장소였던 호텔 숙소에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당시 다음날 워싱턴 대사관에서 일정이 있어 아침 일찍 서두르던 유 회장은 복도를 지나가다가 맞은편에서 오던 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전날 밤 호텔바에서 윤 전 대변인과 함께 있던 그 여성이라 기억이 났다고 전했다.

당시 그 여성이 문 앞에서 노크를 하는 걸 봤는데 지나가다가 쾅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 여성이 당황한 모습으로 엉거주춤 물러서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때는 그 방이 윤창중 씨 방인지도 몰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장소가 성추행·성폭행 사건으로 나와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의 증언은 지난 2일 윤 전 대변인이 출연하는 인터넷 방송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제야 증언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유 회장은 “당시 조지아주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 관련 뉴스를 못 봤다. 최근에 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이 사건이 아직도 다뤄지고 있는 것을 알게 돼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유 회장은 수소문 끝에 윤창중 전 대변인 측 연락처를 알아낸 후 증언하게 됐다.

그는 “사실 내 일이 아니니까 귀찮아하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도 있는데 누가 피해를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도와주는 게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 하는 게 내 생각”이라며 나서게 된 이유를 전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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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L 2016-09-10 20:59:15 110.70.58.41
윤창중 전비서의 억울함을 너무나도 잘 이해합니다. 미국 법정에서 무죄를 밝혀 주세요...

2016-09-11 22:52:27 124.63.158.56
한국 언론바로잡아주세요

스까이 2016-09-15 17:46:32 110.70.52.162
토나오네..미친새끼

시민만세 2016-09-22 21:10:10 59.23.148.5
윤창중님과 관련하여 한국 언론들이 집단으로 카르텔을 형성하여 날조 및 허위보도로 국민의 선입견을 조작한 것에 대하여 분노를 감출 수 없네요~~그동안 여러사람들이 당했다고 봐야죠~ 정말 토나오네요~

정의사랑 2016-09-23 21:01:54 39.7.54.62
윤창중님과 관련하여 악질적이고 허위발언을 공개적으로 남빌한 님들에 대해서도 한국 형사 및 민사법정의 기준에 따라 처벌받게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