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재오 전 의원(전 새누리당 국회의원·71)이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늘푸른한국당 창당에 나섰다.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에 위치한 늘푸른한국당 사무실에서 만난 이 전 의원은 “20년 정치인생 ‘결정체’가 바로 늘푸른한국당”이라며 “내가 정치를 하면서 느낀 문제점들을 당의 3대 정강과 4대 정책에 모두 담았다. 혁명적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엔 손사래를 치며 일절 언급을 피했다. 친이계의 핵심이라 불리는 이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 “늘푸른한국당 정책 20년 정치인생 결정체”
- MB 관련 질문엔 손사래… 친이계 부활로 비칠까 노심초사
이재오 전 의원은 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대통령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자기가 대통령 나가겠다 소리만 하지, 나라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선 후보를 먼저 내세우고 정책을 만드는 다른 당과 다르다. 정책을 먼저 국민들께 알린 후 대선 후보를 고를 것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신당 창당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함인가.
- 우리 당은 3대정강과 4대정책을 당의 지침으로 정했다. 3대정강은 정의로운 국가·공평한 사회·행복한 국민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네 가지 정책을 시행해 나갈 것이다.
첫째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할 것이다. 대통령이 갖는 권한은 국가 원수로서의 지위와 외교·통일·국방에 관한 권한에 국한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다. 통일될 때까지 최고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어야 한다.
나머지 내치·내정에 관한 것은 국무총리가 책임진다. 국무총리는 행정부 수반의 지위와 권한을 갖는다. 옛날 내각 수반의 지위와 권한인 셈이다. 내각의 구성은 국회 의석에 따른 연정을 해야 한다. 정치권의 갈등을 줄이고 국민의 통합을 위해서 양당제가 폐지돼야 한다.
두 번째로 행정부를 개편할 것이다. 현재 우리 행정부는 주한 광역 기초 3단계로 구성돼 있다. 기초는 자치를 하지 않는 행정단위로 두고, 자치는 중앙과 광역 두 단계로 줄일 것이다. 광역시장과 광역의원만 선거를 하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선거를 하지 않아야 한다. 광역 단체의 구성은 인구 100만의 50개 광역시로 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50개 광역시에 국회의원은 4명씩만 뽑을 것이다. 즉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줄이게 되는 셈이다.
우리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국회의원 수가 200명으로 줄어들고, 기초자치구는 선거를 하지 않게 되면 연간 1조 8000억 원이 절약된다. 이 돈으로 복지비용 등을 충당할 것이다. 선거구를 지금처럼 놔두면 국회의원 수를 줄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비용절감도 할 수 없다.
▲ 4대 정책중 나머지 두 가지는 무엇인가
- 동반 성장과 남북 자유 왕래다. 동반성장을 나는 ‘공동체 자유 민주주의’로 표현하고 싶다. 정치 사회적 동반성장은 개헌과 행정부의 개편을 통해 이루어지고, 경제적 동반성장은 초과 이득 공유제를 통해 이룰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북 자유 왕래를 성사시킬 것이다. 분단국가의 숙원사업은 통일이다. 나는 북핵 그리고 사드 문제는 6자 회담에 넘기고 우리는 남북 교류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물론 6자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책임지고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일환으로 KTX를 북한으로 수출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대륙을 거쳐 유럽으로 우리 KTX가 뻗어나가는 초석을 다질 것이다. 일종의 유라시아 철도 구상과 비슷하다.
▲ 이 같은 정책을 언제 발표할 것인가.
- 내년 1월에 네 가지 정책을 발표하고, 여기에 맞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다른 당은 7월이나 8월이 돼야 후보를 뽑는데 우리는 6개월 먼저 대선전에 뛰어들 것이다. 6개월간 충분히 여론이 성숙될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후보를 골라놓고 정책을 만드는 다른 당과 달리 우리는 정책을 만들어 놓고 후보를 고른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그리고 1월에 대선후보를 지명할 것이다. 2018년에 집권하면 2020년에 총선이 있다. 2년 동안에 개헌과 행정구 개편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단 지금까지의 플랜이다. 집권 후 2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 ‘친이계의 핵심’으로 알고 있다. 창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상의된 부분인가.
- (당황하며) 이 전 대통령 얘기하면 우리가 정당 만드는 것이 마치 옛날 친이계의 부활로 비칠 소지가 있게 된다. 일절 이 전 대통령 언급은 피해 달라.
▲ 롯데에 이어 ‘친이계’를 향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 말했듯이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얘기는 언급하지 말아 달라.
▲ 정당은 결국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하려면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어야 하는데... 17개 시도당 조직 구성 어떻게 할 것인가.
- 17개 시도당에서 창당 발기인을 모집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1700명밖에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이 있던 평화 민주당도 3000명에서 4000명 정도였다. 우리는 민초 중심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고 실제로 15000명이 넘었다. 발기인이 10000명이 넘은 정당은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가 17개 시도당에 조직력이 끈끈함을 방증하는 셈이다.
▲ 그럼 발기인들 중에 사회적으로 알려진 사람, 말해줄 수 있는 분 있나?
- 우리는 명망가 중심의 정당이 아니다. 인해전술이다. 물론 알 만한 사람도 있긴 하지만 포인트를 명망가에 두게 된다면 우리 당의 뿌리는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정책중심 정당이다.
▲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없다. 원내정당이 아닌데... 현실적인 문제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가.
- 아직 창당 준비 과정이다. 그 과정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기존 정당들도 우리 정책을 수용하면 정책 연대는 가능하다. 그러나 조직 연대는 절대 없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