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는 누가 봐도 행복하고 완벽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늦게까지 야근하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을 방문한다. 그런데 반가이 문을 연 순간 남편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다. 당황한 캐시는 곧바로 집에 돌아와, 불꺼진 침실에 한참을 앉아있다. 뒤늦게 들어온 남편은 어렵게 말을 꺼낸다. “고백할 게 있어. 나, 예전부터…” 혼란스럽기만한 그녀에게 남편의 고백은 차라리 고맙다. 그리고 생각한다. 남편은 바람핀 게 아니라 아픈 거라고, 고치면 나아질 수 있다고….
그날 이후 남편은 치료를 받기 시작하고, 캐시는 그들의 사랑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 마이애미로 훌쩍 여행도 함께 떠나보지만, 남편의 우울증은 날로 심해져간다. 그 무렵 새로 온 정원사 레이몬드는 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던 캐시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누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캐시는 사심없이 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지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곤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