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인터뷰] 국민의당 ‘러브콜’ 거절한 정운찬 前 국무총리
추/석/특/집/ [인터뷰] 국민의당 ‘러브콜’ 거절한 정운찬 前 국무총리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9-09 20:51
  • 승인 2016.09.09 20:5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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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식 대권 출사표 (?) “동반성장 뿌리 내리려면 ‘정치’가 필수”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정운찬 전 총리(현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69)가 지난 7일 자신이 강연을 맡은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토론회' 자리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꾸준한 러브콜’에 대해 “뭘 같이 하느냐”며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 정운찬-손학규 야권 잠룡들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외부 잠룡들에게 국민의당은 '안철수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상황이다.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 섣부르게 들어갔다가 자칫 ‘큰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정운찬 전 총리도 다른 잠룡들과 다르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 “충청인은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려…”
- “새누리당이 강연 요청해도 기꺼이 가겠다” 

정운찬 전 총리는 본 기자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단정적으로 여기를 선택하겠다, 저기를 선택한다. 이렇게 말하긴 어렵다”며 향후 거취에 대해 고심하는 듯하면서도 “동반성장 가치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치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권을 향한 포부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정운찬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 ‘동반성장’ 전도사라고 한다. ‘동반성장’이란 무엇인가?

- ‘동반성장’이란 ‘함께 잘 살자’는 가치다. 특정한 경제정책이 아니다.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들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경제영역뿐 아니라, 지역 간, 남녀 간, 세대 간, 남북한 간, 국가 간 모든 분야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번영해야 한다. ‘동반성장’이란 그런 사회를 만들고, 그러한 사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원리’, ‘철학’, ‘가치’다.
‘수출-성장-소득분배-소비증대-투자증대-기업성장-수출’ 의 선순환 구조가 지금은 단절됐다. 동반성장형 경제기조의 초점은 단절된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것이고 그 핵심은 중소기업 육성이다. 이를 위한 동반성장형 정책으로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소기업으로의 직접 발주 등이 있다.

▲ ‘동반성장 연구소’의 활동 방향과 과제는?

‘동방성장 연구소’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우리 사회를 동반성장 가치가 관철되는 ‘동반성장 사회’로 가기 위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매월 다양한 주제로 우리 사회를 동반성장 관점에서 평가하고, 동반성장 원리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동반성장 포럼을 개최하여 다양한 정책대안을 만들어 왔다.

▲ 문재인 전 대표·박지원 비대위원장·안철수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향후 거취에 대해 말해달라.

- 정치적 질문이라 좀 어렵다. 다만 동반성장 가치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하나의 가치, 사람들의 도덕, 사회 운영원리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치적 거취뿐 아니라 나의 진로를 논하기 이르다. 단정적으로 여기를 선택하겠다, 저기를 선택한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 조배숙 의원 초청 특강을 하고 난 이후 기자들 질의에 답했듯이 모든 것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

▲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늘푸른한국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했다. 당초 참석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렸는데.

- 글쎄... 어디에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장관의 초청을 처음부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동반성장 강의를 요청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간다. 동반성장 가치가 어느 쪽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여지고, 어느 쪽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동반성장 사회가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에서 강연 요청을 하면 거기도 간다. 그런데 초청이 없더라.

▲ 제 3지대 정치세력 어떻게 평가하나.

- 정치 세력에 대한 평가와 미래를 예측하여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도 시장에서의 경쟁과 같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품이라면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열 것이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상품이라면 아무리 디자인을 잘 만들고, 포장을 잘해도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제3지대 정치세력에 대한 평가도 국민이 할 것이다. 기존 정치세력들이 잘하면 3지대는 형성되지도 않을 것이고, 세력을 만들어가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 정치세력이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3지대는 국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질 것이다.

▲ 중국에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가?

동반성장 전파다. 국가 간 동반성장이다. 동반성장 가치를 중국이 먼저 인정했다. 여러 곳에서 강의했다. 조만간 중국어판 동반성장론이 나올 것이다. 중국에서 강연과 한국에서 강연 내용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강연은 한국 경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강연은 ‘동북아 공동 번영’의 원리로서  동반성장을 이야기한다. 남북한 동반성장과 한중 간 동반성장을 국가 간 기본 정책기조로 삼고 함께 발전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한다.

▲ 내년 대선 전망은

-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대선을 누가 이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다. 경제도 국민소득이 몇 만불로 올라가고,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 되고 하는 그런 경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가계소득의 지속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경제다. 경제 패러다임이 변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사람이 다음에 국정운영을 맡든 그 책임자는 변화된 경제 패러다임에 맞는 ‘경제정책 철학’을 명확히 갖고 있어야 한다.

▲ 충청도 출신인데 여당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반기문 총장 관련 ‘충청 대망론’을 어떻게 보나.

-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충청 대망론’을 이야기하기는 껄끄럽다. 충청인은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많은 인재들이 있었는데도 아마 충청 대망론이 이제야 표출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수구초심이라고 했다. 내 고향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왜 없겠는가? 충청인의 열망을 이해하고 있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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