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나온 ‘세균덩어리’ 올해도 발견
‘해결책’이 아닌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청호나이스의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한 사용자들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은 미비한 상태다.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이용자들은 콧물같은 이물질, 니켈금속물질, 먼지덩어리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피해를 경험한 사용자들은 이물질이 발생하면 청호나이스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해도 제대로 된 해결 없이 수리와 방문을 빌미로 서비스요금만 받아가고 정작 고쳐진 것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호나이스 측이 이런 부분에 대해 정확한 경위 파악 없이 노력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요서울은 청호나이스 정수기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봤다.
청호나이스의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해당 문제는 끊임없이 언론을 통해 제기돼 왔으며, 피해자들은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피해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를 오랫동안 이용해왔다는 한 이용자는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자 엔지니어를 불러 직접 정수기 안을 들여다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수기 안의 내부 사진을 공개했으며 사진상의 정수기 안 쪽 위생상태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곰팡이 같은 이물질은 면봉으로 내부를 긁어내자 콧물 같은 점액이 묻어 나왔다.
문제를 제기한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이용자는 이렇게 오염된 통 안에 물을 수년간 마시고 살았다는 게 당황스럽다며 특히 정수기 물로 아이의 분유를 타고 물도 줬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또 다른 얼음정수기 이용자는 물이 나오는 부분(코크)에 콧물 같은 점액이 흘러나오자 서비스센터에 즉각 연락했지만 돌아온 답변이 황당했다며 청호나이스의 문제 해결력 결여를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센터 직원이 집에 방문해 이 이물질에 대해 물었지만 직원은 “단백질 덩어리다. 인체에 무해하다”며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용자는 인체에 무해하고 단백질 덩어리면 직접 먹어보라고 권유했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은 “먹어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두 피해자 모두 청호나이스 측에 비용을 지불하며 꾸준한 관리와 필터 교환에 충실했지만 해당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점액질 의 이물질 발생이 올해만 일어난 일이 아니며 지난해 방송을 통해 ‘바이오 필름’이라는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세균덩어리’로 판명이 났다. 이 이물질은 방치시키면 악취와 거품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과만 하고 재발방지는 ‘글세’]
청호나이스의 얼음정수기는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이물질 발견에도 있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라는 점이 피해사례를 증가시키는 데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발생했던 이물질 논란 당시 청호나이스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 관리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올해 역시 발생한 이물질 발견 피해사례에 대해 일요서울이 청호나이스 측에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똑같은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
특히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피해사례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적지 않은 숫자인데 정확한 고객의 정보를 줘야 피해사례를 검색할 수 있다는 퉁명스러운 답변을 들어야 했다.
[소비자 보호하는 법체계 정해져야]
소비자단체는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법 제도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윤리적 경영보다는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기업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정수기 렌탈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렌탈 서비스는 전문가가 와서 주기적인 관리를 해주니 비용을 더 지불해서 이용하지만 업체는 이물질 문제에 대한 관리부실, 관리소홀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물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관리를 소홀히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비용을 지불해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들을 먹이기 위해 정수기를 이용 하는 건데 사후적인 보상 문제가 아니라 사전적인 관리 실태의 문제라고 본다”며 “기업들이 돈벌이에만 치중해 소비자들의 안전문제가 발생한다. 명확한 책임, 재발방지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이 이뤄져 사업자에게 윤리적 경영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법체계상 사업자에게 문제를 강력하게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현재 벌금 몇 천만 원 내는 수준으로 끝나기 때문에 영업적으로 윤리적이지 못할 때 사업자가 경각심을 가지고 해결할 의지가 생기게끔 법이 기업들을 보호하는 체계가 아닌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체계가 정해져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상 1차 경고, 2차 500여만 원, 3차 1000만 원밖에 안 돼 한번 걸리면 대충 관리해주고 위약금 주는 식의 운영체계를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청호나이스얼음정수기 사용하시는분들 꼭 오픈해서 내부 정검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