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King Lear)
리어왕 (King Lear)
  •  기자
  • 입력 2008-09-04 13:31
  • 승인 2008.09.04 13:31
  • 호수 749
  • 4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혼을 뒤흔드는 마력의 무대, 위대한 파멸의 드라마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그 명성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무대에 오른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 작품이 시대와 역사,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공연되는 것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셰익스피어의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력 때문일 것이다.

극단미추의 <리어왕>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현재 우리 시대 상황과 어떻게 일치하고 대비되는지 재조명하여 현대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리어왕과 글로스터로 대변되는 과거 세대가 가진 욕망과 파멸의 과정을 리어왕의 세 딸과 글로스터의 아들 에드먼드등 젊은 세대 역시 그대로 답습하게 되고, 리어왕이 실성하고 글로스터가 눈을 잃는 것처럼 엄청난 고통과 대가를 치러야만 뒤늦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이 시대에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인간의 한계이자 비극이다.

이 작품에서 나타난 배반과 음모, 분노와 저주, 사랑과 충성의 다양한 모습들은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가혹한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만 인간의 진실과 존귀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
연출가 이병훈 회심의 역작

한국 연극의 중심에 서 있는 연출가 이병훈은 이번 무대를 통해 한일합작 공연의 모범적인 선례로 기록된 <강 건너 저편에> 이후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요소를 살리면서도 셰익스피어 작품 세계와의 유사성을 찾아 담아내기 위한 그의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 덕분에 많은 은유를 담아내면서도 특정 시대와 배경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무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제목은 ‘리어왕’이지만 그 속에서는 리어왕뿐 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욕망과 갈등, 인물들 간의 관계와 대립,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등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스물여덟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할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거대한 작품이다.

이병훈만의 연출력을 발휘해 다양하게 숨어 있는 상징과 은유로 과감하게 생략, 압축하고 그 안에서 상상을 극대화하여 풀어내는 방식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자기 내면의 소리와의 싸움을 격렬한 자연현상으로 상징해 보인 폭풍우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환상의 연기호흡, 배우들의 앙상블의 힘

이 작품 안에 배치되어 있는 인물들은 누구랄 것 없이 저마다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만큼 배우들은 치열한 훈련 과정을 통해 쌓은 내공으로 유연함 속에서 인물의 캐릭터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해낸다. 이병훈 연출이 지향하는 바와 같이 ‘배우가 중심이 되는, 배우가 보이는 연극’의 진면목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정태화, 최용진, 서이숙, 조정근, 황연희 등 배우들은 극단미추의 최대 강점으로 손꼽혀온 ‘연기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멋진 연기앙상블의 진수와 함께 극단미추의 저력을 보여 주게 될 것이다.


#줄거리

노쇠한 왕 리어는 세 딸들에게 전 재산을 분배하고 여생을 편하게 보내려 한다.

왕국을 삼분하여 나누어 주겠다며 딸들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말해 달라고 요구하자 맏딸 거너릴과 둘째딸 리건은 온갖 미사여구로 자신들의 사랑을 과장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사랑받던 막내딸 코딜리어는 거짓된 사랑을 말할 수 없어 할 말이 없다 하고, 리어는 격분하여 폭언을 퍼부으며 그녀를 내친다.

충직한 신하 켄트가 리어의 경솔한 처사를 만류하며 충언을 올리지만 추방당하고, 모든 것을 잃은 코딜리어는 구혼을 위해 와 있던 프랑스왕의 아내가 되어 쫓기다시피 떠난다.

거너릴의 냉대를 참지 못하고 리건에게 가지만 역시 박대를 당하다 모든 것을 잃은 채 쫓겨난 리어왕은 유일하게 그의 곁에 남은 광대와 함께 황야를 헤매는 신세가 되는데…


공연일시 2008년 9월 4일(목) ~ 10일(수)
공연시간 평일 8시 / 토 3시,7시30분 / 일 3시 (쉬는 날 없음)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티켓가격 R석 30,000원 / S석 20,000원 / A석 15,000원
예 매 처 예술의전당 02-580-1300 / www.sac.or.kr
티켓링크 1588-7890 / www.ticketlink.co.kr
인터파크 1544-1555 / www.interpark.com
공연문의 극단미추 02-747-5161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