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현아가 눈물을 머금었다. ‘예비신부’의 행복한 눈물이었다.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인생의 반쪽’을 만나 오는 12월 웨딩마치를 울리는 성현아. 그녀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10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결혼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현아는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많은 취재진을 보며 “생에 가장 떨리는 순간”이라는 말로 입을 연 성현아는 수줍어하면서도 솔직하게 결혼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예비신랑의 적극적인 애정공세
오는 12월 9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성현아와 한살 연하 예비신랑 허은교씨의 인연은 지난 3월, 우연처럼 찾아왔다. 촬영 중 친구들로부터 모임 연락을 받은 성현아는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모임에 나갔고 그곳에서 처음 허씨를 만났다. 이후 친한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은 ‘직설적인 부산 사나이’ 허씨의 적극적인 애정공세로 연인 사이가 됐다.
“처음 만난 뒤 문자만 주고받았는데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계속 문자를 보내는 정성에 감복해서 사귀게 됐어요. 만난 지 3주
만에 키스도 했고요. 아~창피하다.(웃음)”
애정표현을 먼저 한 건 허씨지만 애정 강도에 있어서는 성현아도 뒤떨어지지 않는 듯하다. 허씨를 “작은 사업을 하는 평범하고 자상한 착한 사람”으로 표현한 성현아는 “친구들끼리는 러셀 크로우를 닮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귀여워요”라며 밝게 웃었다. 성격 급한 자신을 이해심 많고 마음 따뜻한 허씨가 아버지처럼 다독여준다고 할 땐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이었다.
교제 6개월 만에 결혼 결정을 한 성현아에게 일각에게서는 ‘섣부른 결정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보내지만 그녀의 마음은 확고하다. 결혼한 연예계 선배들이 ‘나이도 있으니 정말 좋은 사람이면 괜찮지 않겠냐’며 격려해 줬고 결혼의 연이 닿았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몇 년을 사귀어도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인연이 닿아 순식간에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이 후자의 경우라는 것. 무엇보다 허씨와의 10년 뒤를 생각했을 때 그림이 그려져 결혼을 결심했단다.
“결혼하면 제약이 많을 것 같은데 이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제 편이 되어 줄 거란 믿음이 들었어요.”
결혼이 두어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아직 프러포즈를 받지 못한 성현아는 “프러포즈를 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데 뭔가 구상 중인 것 같긴 해요.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근사한 프러포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행복의 눈물’ 흘려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해준 연애지만 그 기간이 마냥 즐거웠던 건 아니다.
연애 초반, 성현아는 여러모로 부족한 자신이 허씨와 오래 살 자격이 있을까란 생각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허씨의 부모님께 첫인사를 드린 날은 허씨와 함께 손을 잡고 울었다고. 하지만 예비신랑과 시부모의 사랑 덕분에 슬픔의 눈물은 곧 기쁨의 눈물
로 바뀌었다. 성현아는 시어머니의 사랑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결혼준비를 제가 다 해야 하는데 옆에서 그걸 지켜본 시어머니가 우셨어요. 저랑 손잡고 같이 울기도 했
고…결혼을 계기로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 같아서 기분 좋고 행복해요.”
현재 MBC TV대하사극 <이산>에서 ‘화완옹주’ 역을 맡아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는 성현아는 결혼 후에도 연기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빡빡한 <이산>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신접살림 준비가 늦어졌고 신혼여행까지 연기했지만 아쉬운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결혼하는 행복감 때문에 악한 연기가 제대로 되겠냐’는 <이산> 출연 배우들의 농담 어린 걱정에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를 보여줄 거예요”라고 답하는 모습에서 단단한 연기 열정이 느껴진다.
“시부모님께서 방송활동을 승낙하셨고 저 역시 연기가 하고 싶기 때문에 시켜만 주시면 어디서든 연기를 하고 있을 거예요. 신랑에게 얽매여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연기에 대한 제 마음엔 변함이 없어요.”
결혼 후 더 멋진 배우가 되겠다는 성현아는 인터뷰 말미 한 가지 욕심을 덧붙였다. 결혼한 여자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아름다운 욕심이다.
“신랑은 장손이라 그런지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하는데 저는 아들, 딸 한명씩만 낳고 싶어요. 그 아이들의 200점짜리 엄마, 그리고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어요.”
결혼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자신을 축복해 달라는 성현아. 그녀의 연기와 인생에 새로운 기대가 모아진다.
신혜숙 tomboysh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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