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 끝 공부방’에 기거하며, 공부하는 42명의 결손 가정 아이들은 갈 곳이 없었다. 집 주인이 매각을 결정한 것. 그러던 어느 날 40대 중반의 여성이 찾아와 이 공부방에 기부하겠다며 인근 땅 500여평(시가 7500만원)을 매입한 사실을 알리고 떠났다. 이름을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었다. 공부방을 운영하는 배요섭(52)씨가 토지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영화배우 문근영의 이름이 나왔다. 바로 40대 중반 여성은 문근영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국민 여동생, 기부천사라 불리는 문근영이 최근에 1000만원을 전남 순천시 기적의 도서관에 기부했다. 지금까지 문근영이 기부한 금액만 수십억 원이 훨씬 호가할 뿐만 아니라 기부횟수만 따져도 연예인 최다이다. ‘통혁당 사건’으로 장기 복역했던 통일운동가인 류낙진 옹의 외손녀이자 작은 외할아버지마저 5·18 광주민주항쟁 때 진압군의 총탄에 맞고 사망했다. 슬픈 가족사를 가진 기부천사 문근영의 수십억 원의 기부사랑의 체온은 수조원의 가치를 능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문근영이라는 키워드를 쳐보자. 영화나 드라마 출연이라는 가십거리의 기사보다는 기부에 관한 기사가 더 많다.
이것은 차후에 기부를 받은 사람에게 알려지거나 혹은 공식 후원사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그녀의 기부관행을 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부천사의 작은 릴레이
김장훈, 김아중도 동참
그녀의 기부 릴레이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학생복 모델료를 받은 3억원을 소아암환자 돕기에 내놓으면서 시작된다.
이후 빛고을장학재단에 1억원, 2004년 9월 북한을 방문해 연탄 5만장과 난로용품을 기증, 고등학교 졸업식에 모교에 1억원 장학금 기부, 외할아버지 부의금으로 들어온 5천여만원의 전액을 통일기금으로 기탁했다.
또 최근 광주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현금 5000만원과 재래시장 상품권 500만원 등 모두 55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으며, KTF 음악 포털사이트 ‘도시락’ CF를 통해 부른 노래에 대한 음원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의 소아암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이러한 그녀의 선행은 다른 연예인들의 기부운동에 동참시키면서 현재는 가수 김장훈, 김아중, 전광렬 부부, 정준호, 연예인 기부확산을 위한 유플레이까지 만들어지게 했다.
단순한 생색내기나 어쩔 수 없는 후원사의 공식행사, 혹은 자신의 이미지 관리용이 아닌 스스로 찾아서 하는 그녀의 기부는 많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또한 재벌총수들은 수조원이나 수천억 원의 기부를 공언하지만 실제 내막은 세금감면이나 탈세, 혹은 기업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20살, 키 165cm 작은 체구 문근영 천사의 기부사랑 릴레이는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감동과 사랑을 전해주고 있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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