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스개 소리로 대학가에서 유행 했던 얘기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세 단계는“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넣는다. 냉장고 문을 닫는다.”이다.
세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한 번에 넣는 방법은? 답은 “조교에게 시킨다.” 이다. 냉소적인 얘기로 들리지만 이렇듯 말도 안 되고 황당한 일들을 조교에게 시키는 풍조가 대학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씁쓸하다.
연예계에는 이런 조교는 없지만 온갖 궂은 일 들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름하여 “매니저.”
운전기사, 퀵서비스, 심부름센터, 보디가드, 개인비서, 심지어는 거짓말 대행까지, 일의 가짓수가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업무가 어느 3D업종보다 많고 힘들다. 또한 박봉이다. 그러나 대부분 아주 열심히 충성스럽게 일한다.
가끔 방송에서 몇몇 연예인들의 고성이 들린다. “야! 매니저 이리 와!, 혼나 볼래?, 차대기 시켜!, 그것도 못해?” 등등….
방송을 재미있게 해보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매니저를 자기 집 개만도 못한 취급을 한다. 그러면서 연예인 자신은 상전처럼 대접 받기를 원한다.
참 불공평하다. ‘남을 깔아뭉개야 내가 능력 있어 보인다’는 잘못된 생각은 이제 사라져야한다. 이런 몇몇 수준 이하의 연예인
들로 인하여 연예계가 손가락질 받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연예인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여러 사람의 협력과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연예활동 중 가장 비중이 큰 역할 중에 하나가 매니저의 조력이다.
이들을 당신의 한 부분으로 소중히 생각해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이들은 연예인 당신을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매니저를 소중히 여긴다면 또 다시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어야 되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코끼리를 번쩍 들어 올릴 것이다.
코끼리 엉덩이에 깔려서 빈대떡이 될지라도….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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