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사정 속 독자적인 기술 개발 결과
어려운 경제사정 속 독자적인 기술 개발 결과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6-09-02 19:52
  • 승인 2016.09.02 19:52
  • 호수 1166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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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급성장한 북한 미사일·발사 기술
<뉴시스>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북한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북한이 3월부터 최근까지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총 18발이다. 이중 8월 24일 발사한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국내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여론까지 불러일으킬 만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일요서울에서는 북한의 무력시위 배경과 주요 군사 무기에 대해 알아봤다.

북한, 3월부터 8월까지 총 18발의 미사일 발사
고철로 들여온 구소련의 골프급 잠수함 재사용

북한에 있어 미사일 발사 등 군사무기 시험사용은 해외에 자신들의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체제 안정을 꾀하기 위한 선전수단이다. 과거에는 실패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 대부분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성공을 하고 있는 데다 기술개발 기간도 짧아지고 있어 북한의 숨겨진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 
사드 배치 원인 제공

북한은 최근 6개월 동안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 10일에는 스커드 계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18일에는 노동 계열 준중거리탄도미사일 2발도 발사했다. 신형 300㎜ 방사포는 총 16발을 발사했다.  

4월 1일에는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에는 무수단 계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이후 6월까지 총 6발의 미사일을 집중 발사했다. 

마지막 6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인 ‘고각 발사’를 통해 최고 고도 1400km까지 솟구친 뒤 400km 정도 비행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고각 발사는 한·미 양국 정부에 충격을 안겼다. 고각 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방식 발전의 증거다. 그동안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실패’라고 평가받았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고각 발사는 국내에서 ‘골칫덩이’가 돼버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의 시발점이 됐다. 

SLBM 타격 목표 
남한 후방지역  

북한은 사드 배치 공식 발표 다음날인 7월 9일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1발 발사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당시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사용한 잠수함은 2000톤급 신포급 잠수함으로 알려졌다. 

신포급 잠수함은 북한이 1990년대 고철로 들여온 구소련의 골프급 잠수함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잠수함은 규모가 작아 SLBM을 한 개밖에 탑재할 수 없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북한은 2개 이상의 SLBM을 안정적으로 발사하기 위해 3000톤급의 잠수함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7월 19일 노동 미사일 2발과 스커드 미사일 1발 등 총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중 노동 미사일 1발은 고각 발사돼 150㎞ 이상 솟구친 뒤 600여㎞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다음날인 2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부산과 울산 등 남한 후방지역을 타격 목표로 하는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한반도 지도 사진을 공개하면서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 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해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위협했다.

8월 24일에는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최고 고도 590여㎞까지 솟구친 뒤 500㎞ 정도 비행했다. 수중에서 은밀하게 이동하다 발사되는 SLBM은 단 한 발만으로도 전세를 뒤바꿀 수 있다. 

북한 무기개발 성공의 근본적인 요인은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 꾸준히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왔다는 점이다. 부품 살 돈이 없으면 대체 부품으로 기술력이 부족하면 또 다른 기술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무기개발에 매달렸다.   

현재 국내에서는 북한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제약 너무 많다

우리나라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기까지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핵추진 잠수함 사업단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했지만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고 한국 원자력연구소의 우라늄 농축시험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전면 보류됐었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교적인 문제도 걸림돌이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핵보유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인도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중국, 일본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한미원자력협정도 문제다. 1973년 체결된 한미원자력협정과 관련해 한미 입장 차이는 아직 크다. 우리는 원전연료의 안정적 확보를 명분으로 재처리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핵무장 확산을 막고 핵연료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핵 재처리 기술개발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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