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보선 이후 56년 만에 ‘캐스팅보트’에서 ‘대망론’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충청 출신 대통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4대 윤보선 대통령이 충남 아산 출신이다. 윤 대통령은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나자 야당인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서 선출됐다.
그러나 5.16 정변으로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고, 의원내각제의 대통령이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권자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 이후 충청권 출신 정치인들의 대권 도전은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사가 바로 김종필 전 국무총리다.
그는 지난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 결과는 4위였으나, 그는 이 선거에서 충청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그는 1995년 2월 민자당을 탈당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결별 후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을 창당해 총재가 됐다. 자민련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무려 49석을 차지,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여당인 신한국당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도한 물갈이가 성공하면서 과반인 165석을 얻자 상황이 꼬였다.
이 때문에 새천년민주회의 김대중 총재와 김 전 총리는 쉽지 않은 대권가도를 예상,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구성했다. 다시 한번 김 전 총리가 국무총리직을 맡게 된 계기였다. 그럼에도 16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실패 등 자민련의 쇠락에 대권의 꿈은 달성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도 충청대망론 주자 가운데 하나였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5대 대선 신한국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음에도 석패하자 그해 10월 10일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뛰어들었다. 제3당이라는 조건에도 그는 15대 대선에서 492만표를 득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전 의원은 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출마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패했고, 17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결국엔 잇단 실패를 겪어야 했다. 2012년 선진통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18대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나서지 않았다. 합당 이후인 2014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됐지만 지난 4·13 총선에서 낙마, 사실상 대권 경쟁에서 멀어졌다.
충청대망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가장 기대됐던 것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다. 이 전 총리는 충청 출신 중에 국무총리와 함께 민선 충남지사를 동시에 거친 인물이었다. 그는 특히 지난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지사직을 내던져 지역민의 심정을 대변한 인물로 평가됐다.
2013년 4.24 부여·청양 재보궐선거로 다시 정계에 복귀한 그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를 거쳐 국무총리까지 오르며 포스트 JP(김종필 전 총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녹취록과 메모지로 인해 총리직을 임기 도중에 사퇴해야 했고, 현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충청대망론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