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장사, 천하 장사되다.
소녀 장사, 천하 장사되다.
  • 백은영 
  • 입력 2007-09-04 13:32
  • 승인 2007.09.04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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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프린스 1호점’ 윤은혜 대박

20대 나이에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는 여배우들에겐 특징이 있다. 대개 치렁치렁한 머리를 고수하며 신데렐라처럼 변신하는 인생 역전극의 내용을 선호한다. 그 만큼 자신의 미모에 대해 조금이라도 해가 되거나 섹시코드를 버리는 배역을 맡기 꺼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으며 최근 종영을 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장을 하고 엄청난 식욕을 가진 은찬이라는 배역을 맡은 윤은혜가 확실히 떴다. 흥행코드를 역행한 그녀의 배역은 다소 놀라웠다. 과감히 긴 머리를 자르고 짧고 엉성한 컷을 시도하면서 중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며 인생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 그녀의 대모험은 아이돌 여성그룹 멤버 중 한명에 불과했던 그녀를 최고의 여배우로 이끌었다.


핑클의 성유리, 이효리, SES의 유진, 쥬얼리의 박정아, 샤크라의 려원.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욕만큼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이효리는 ‘세 잎 클로버’라는 드라마로 데뷔했지만 최악의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후 후속편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도 전작과 비슷한 반응을 보여 대한민국 최고의 섹시아이콘인 그녀의 체면은 구겼다.

같은 그룹의 성유리도 연기자 데뷔를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발음과 연기 부족 등의 이유로 연기자 자질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유진, 박정아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샤크라의 려원만이 드라마 성공을 영화로 이어간 것이 전부다.

그러나 윤은혜는 달랐다. 가수 시절 그다지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으며, 단지 몇 개의 오락프로에서 ‘소녀 장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큰 체격이 놀림감이 되었던 그녀가 연기자 변신 성공에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자장면 5그릇, 피자 4조각 먹어치워

그녀는 ‘궁’이라는 드라마에서 연기자의 첫발을 내딛어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선언해 입지를 굳혔으며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그다지 높은 시청률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연기와 인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며 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극복하지 못했던 가수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당당히 떼고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 드라마의 주연은 지난해 상반기 최고흥행작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의 주연을 맞은 김아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가 삼푸 CF로 인해 머리를 자르지 못해 윤은혜가 차선으로 낙점됐다.

이에 그녀는 이번 드라마에서 긴 머리를 자르고 짧은 커트머리, 남성스러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팔자걸음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자장면 다섯 그릇을 먹어치웠으며 피자 4조각을 한꺼번에 먹는 엽기적인 식성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렇게 예뻐지기 포기한 그녀에게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에 사로잡혔고 그녀의 열연에 환호를 보내며 엄청난 시청률로 보답했다.

또한 시청률 메이커로 올라선 윤은혜는 최근 커피 업체를 비롯해 건설, 자동차, 정장 및 캐주얼 의류, 통신사 등 각종 업체에서 CF가 폭주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6년 방송된 궁에서 찍은 20억원의 CF 대박을 맞은 윤은혜에게 엄청난 CF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07년 당당히 최고 CF퀸 자리를 예약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파격변신과 함께 얻게 된 그녀의 인기는 다른 연예인들로부터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직도 신데렐라 같은 공주 옷을 입고 왕자를 기다리는 역할만을 기다리는 공주 같은 여배우들에게 외모가 아닌 연기를 위한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는 것이다.

윤은혜는 소녀장사에서 대박소녀로 급상승했다.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씩씩한 그녀의 용기는 성공을 불러들인 멋진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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