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31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조 후보자는 남편이 공정위 관련 사건 소송을 맡았던 기간 동안 공정위를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에서 의정활동을 했다는 논란 등에 연신 "죄송하다" "경솔했다"며 사과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앤장 변호사인 조 후보자 남편을 거론하며 "(18대 국회에서) 남편이 소송하고 있는 공정위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많이 하셨을 것"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김 의원은 "남편이 소송하는 사안에 대해 (정무위에 있으면서) 다뤘었나"라고 조 후보자가 정무위 시절 남편의 수임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남편과 저는 변호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떤 회사를 어떻게 대리하는지 가족 간에도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남편이 공정위 관련 소송 업무를 담당했으면 조 후보자가 피감기관으로 공정위를 담당하는 정무위에 안 갔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라고 역설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제가 정무위에서 일할 때 미처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부족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은 조 후보자의 재산 변동내역을 거론하며 "2012년 1월부터 5개월 사이에 4억5000만원이 증가했다. 단 5개월 만에 이렇게 증가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소득증가분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제 불찰인데 2011년 11월 30일 임대차보증금 증액을 누락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임대차보증금 계약서를 못 챙겨 처리하지 못했다"며 "제 불찰이다. 제가 경솔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신 의원은 또 "여가부 장관 당시 기부행위가 너무 적다고 지적을 받아서 앞으로 기여하겠다고 했는데 2013년, 2014년에는 조금 늘더니 2015년 다시 줄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조 후보자 임명 이후 문체부가 '1분 브리핑' 관련 보도 통제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문체부 대변인이 조 후보자를 보위하기 위해 언론사에 전화해서 기사를 바꾸도록 한 것 아니냐"며 "문체부는 정부의 광고 분배 권한이 있는 막강한 갑의 위치다. 후보자가 원인을 제공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조 후보자는 "제가 언론인에 한 번 인사를 드리러 간 것이 굉장히 부족하고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며 "대변인도 언론을 통제하려는 건 아니었다. 앞으로는 그런 우려가 없도록 적절한 업무 범위 내에서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교통법규 상습위반 논란을 지적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간 주정차위반 19회, 속도위반 9회, 좌석 안전띠 미착용 1회 등 29회에 걸쳐 교통법규를 위반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제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은지 수 년이 됐다. 수행을 도와주는 기사분이 운전을 했다"면서도 "아마 선거기간, 경선기간에 준비하면서 집중적으로 (위반을) 많이 했나보다. 당시엔 몰랐는데 도와주신 분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또다시 사과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역사관 검증도 이어졌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최근 여권에서 불거지는 건국절 논란에 대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질의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건국이라는 용어는 여러 면으로 사용돼 왔다"며 "건국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우리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경시하는 건 아니다"라고 사실상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교문위원들은 이날 야당의 누리과정 증액 단독 의결에 반발해 오전 회의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 사퇴를 요구했고, 오후 회의에는 불참했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 청문회는 2000년 인사청문회가 처음 도입된 이후 16년 만에 첫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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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