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는 김환기의 54억 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9월7일 개봉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고의 지리학자로 꼽히는 김정호가 손수 제작한 목판으로 찍어낸 '대동여지도'의 값은 얼마일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학자들은 작품에 값을 매기는 자체를 꺼려한다. 방병선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객관적으로 대동여지도 값이 얼마라고 매길 수는 없다”며 작품은 작품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옥션(경매)에 작품이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작품의 평가가 오직 경매액수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6월28일 K옥션(대표 이상규)이 실시한 여름경매에서 ‘대동여지도’는 추정가 22억~25억원에 출품됐다. 무슨 근거로 이 같은 추정액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도의 편의와 실용성, 판화의 예술미까지 갖춘 명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시 옥션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이날 출품된 세로 6.7m, 가로 3.8m 크기로 접었다 펼칠 수 있는 22첩 완질본인 대동여지도는 현존하는 3점의 목판 채색본과 같은 것이라는 ‘희귀본’으로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옥션에서 유찰되는 아픔을 겪었다. 추정액 22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최고액을 제시한 새 주인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대동여지도가 출품되자 일각에서 “국가가 소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온라인과 SNS상에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김환기의 ‘푸른 점화’로 무려 54억 원이다. 가로 208㎝, 세로 264㎝에 이르는 대작이다. 빽빽하게 밀집된 점 획 속에 방향을 달리하는 면 분할이 이 작품의 특징. 국내미술품 경매에서 50억 넘게 팔린 첫 번째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김환기는 국내 미술품 낙찰최고가 1~4위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70 작품인 ‘무제’가 48억6750만 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47억2100만 원을 기록한 1971년작 ‘19-Ⅶ-71 #209’가 3위에 올랐다. 4위는 1971년 작 ‘무제 3-V-71 #203’으로 45억6240만 원.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그의 작품이 곧 100억 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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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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