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흉기난동’ 하마터면 가해자·피해자 같은 병실 입원할 뻔…
‘안양 흉기난동’ 하마터면 가해자·피해자 같은 병실 입원할 뻔…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08-26 18:32
  • 승인 2016.08.26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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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이씨, 평소 알코올 중독과 폭력 성향 보여

▲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경기 안양에서 술에 만취해 70대 여성 두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한 명을 살해하고 한명을 중태로 만든 30대 남성이 정신 병력은 없지만 과도한 음주와 강도상해, 절도 등 강력 전과 전력이 있는 등 자주 문제를 일으켜온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모(33·편의점 종업원)씨가 25일 오전 755분경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한 술집에서 청소하고 있던 A(75·)씨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1명은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인 오전 740분경 이씨는 건물 1층 음식점에 들어가 일행을 찾는다고 말한 뒤 같은 층에 있던 다른 음식점에 들어가 흉기를 챙겼다. 이후 2층으로 올라간 이씨는 A씨 등 2명을 흉기로 찌르던 중 출동한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검거됐다.
 
이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19%의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주폭(酒暴)’으로 안타까운 생명을 떠나보낸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이씨는 범행 직전까지 지인들과 함께 밤새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에 앞서 건물 1층에서 이씨를 목격한 이들은 만취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이 목격자는 이씨가 건물 복도에서 경비원과 승강이를 벌이자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같은 정황을 미뤄 이씨는 밤새 술을 마시고 만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술에 취했을 당시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평소에도 과도한 음주 전력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들과도 수년전 연락을 끊고 지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떨어져 지내면서도 이씨가 술에 취해 수차례 길거리에 누워있는 상태로 발견되면서 가족 측으로 연락이 가는 사례가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씨의 지인 B씨는 경찰에 이씨가 과거에도 음주로 수차례 문제를 일으켜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과거 절도, 폭행 등 전과 외에도 강도상해 등 강력범죄 전과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과거부터 과도한 음주 전력이 있는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야 하며, 과거부터 과도한 음주 전력이 있는 경우라면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관리를 해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숨진 A씨 등 피해자 2명을 심폐소생했다는 평촌 한림대 병원 한 관리자는 당시 피해자 두명의 심폐소생으로 정신이 없던 와중에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면서 바로 피해자를 찌른 이씨가 응급실 입원을 요구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거 당시 이씨는 어렸을 적부터 A씨 등이 나를 괴롭혀서 흉기로 찔렀다”, “청산가리를 먹었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이씨의 음독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피해자 두 명이 이씨를 괴롭혔다는 주장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담당 교수가 응급실에 더 이상 수용 가능한 인원이 없다며 타 병원으로 진료받기를 권유해 다행히 같은 응급실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라며 안도했다.
 
장순주 안양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씨가 과거 음주로 문제가 있었고, 이번 범행도 실제 음주때문에 벌어졌다고 한다면 평소 치료를 받았더라면 예방이 가능했을 사건이라며 보통 만취한 상태라면 폭력성, 충동성이 높아지고 조절능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범행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에 앞서 함께 술을 마셨던 지인 등을 상대로 이씨의 범행 전 행적 등을 조사하는 한편, 범행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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