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창과 방패 ‘현재 권력’ 朴 ‘미래 권력’ 文
[심층취재] 창과 방패 ‘현재 권력’ 朴 ‘미래 권력’ 文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6-08-26 18:07
  • 승인 2016.08.26 18:07
  • 호수 1165
  • 1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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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친박(親朴)당’ ‘친문(親文)당’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비꼬는 별칭이다.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에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 이정현 의원이 당선됐고 더민주 역시 ‘도로 문재인 당’이 된 모양새다. 미래 권력인 ‘친문’ 현재 권력인 ‘친박’이다. 지키느냐 뺏느냐, 창과 방패의 싸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두 계파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친박당 친문당 엇갈린 평가 왜?
- ‘친박(親朴)당’ 원활한 국정운영 위한 집권여당의 ‘선택’


새누리당은 8월 초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가 친박(親朴) 일색화 됐고 더민주도 친문(親文) 강경 세력이 당을 장악하는 모양새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두 정당이 아이러니하게도 ‘일란성쌍둥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대조적이다. 집권정당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정운영을 수행하려는 것과 ‘특정 인물’ 중심으로 당내 권력을 잡으려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평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당헌 제8조에 의하면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黨)-정(政)-청(靑) 일체가 돼 대통령의 레임덕을 차단하고 원활한 국정운영을 조력하는 것이 새누리당 당원의 도리이고 본연의 임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원들은 박 대통령 중심으로 ‘현재 권력’을 유지하고 잘 이끌어 나가야 하며, 이것이 당원들의 의무라는 것이다.

일환으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나처럼 근본 없는 놈을 발탁해준 박 대통령께 감사한다”며 “나를 박 대통령의 내시(내시)라고 불러도 부인하지 않겠다”고 박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을 내비쳤다. 보통사람이 이 같은 말을 했다면 낯 뜨거웠겠지만 이정현이기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전당대회 직전에 터진 ‘KBS 보도 외압’ 녹취록 역시 그의 충성심을 보증하는 뜻밖의 호재였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뿐만 아니라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정치권의 숙원사업까지 극복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이 대표는 23일 제2의 ‘DJP 연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과거 (1997년 대선)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며 “호남의 기존 정치세력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1996년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가 79석,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얻자 이듬해 연대를 통해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한 것을 응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만년(萬年) 야당’ 회귀한 더민주

이와는 대조적으로 ‘친문 일색’이 가시화된 더민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권력을 잡는 것이 정당의 존재 목적인데 더민주는 특정 인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처럼 계파 패권주의가 작용한다면 능력 있는 다양한 후보군이 형성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야당이 ‘미래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반사이익에 기대서는 안된다. 더민주 지도부가 특정 세력 일색으로 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우리 당의 집권과 정권교체가 분열의 길이 되면 결코 안된다. 집권을 위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용인해서도 안된다”며 친문 일색이 가시화된 현 상황을 꼬집었다. 실제로 더민주는 지난 4·13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면서 수권 정당 면모를 모색해가는 것으로 비춰졌으나 ‘만년(萬年) 야당’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1일 서울, 경기, 인천 광역시도위원장 선거 결과 김영주, 전해철, 박남춘 의원이 선출되며 ‘친문 주류’ 의원들이 수도권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했다.

이에 비주류 유일 당권후보인 이종걸 의원조차도 ‘친문 일색’인 당 분위기에 눌려 지난 11일 열린 부산 대의원 대회에서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승리의 드라마를 함께 겪은 역사적 주체”라며 “당시 수행실장이 돼 이곳의 선대위원장을 한 문 전 대표도 기억이 난다”고 발언한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깜짝 방문한 문 전 대표를 다분히 의식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다른 당권후보들 역시 이에 질세라 저마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큐피트의 화살’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우리가 정권교체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추미애 의원 역시 문 전 대표를 향해 “한 표 부탁드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다”며 너 나 할 것 없는 노골적 ‘문심(文心) 구애’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본격 대선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평화콘서트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만난 데 이어 12일에는 안보 행보 차원에서 백령도를 찾았다. 나아가 그는 “나는 재수에 강하다”며 내년 대선 출마 의지를 확고히 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당 김종인 대표마저 회초리를 들기에 이른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당을 이끌어갈 비전을 말하지는 않고 쓸데없는 트집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의 말처럼 당 대표 후보가 민생은 아랑곳없이 눈앞의 정치적 이득에 눈이 멀어 특정 계파에 기대면 민심은 물론 당심마저 얻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만 보더라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당초 새누리당의 텃밭인 TK 민심은 김무성 전 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향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와 주 의원의 친박 책임론, 나아가 박 대통령을 향한 농도 짙은 발언은 민심이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에게 급변하게 되는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한편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가 당을 장악한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는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대선은 반기문 vs 문재인 구도가 될 전망인 가운데 여야 어느 쪽에도 편중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충청권이 ‘반기문 대망론’ 영향으로 여당에 표가 몰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마저 “양 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문재인 당’에 쓴소리를 내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처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으로 인해 호남 표심마저 분산된다면 문 전 대표가 반 총장에 맞서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지역구도로 치러진 대선과는 확연히 다른 구도로 내년 대선이 치러진다면, 여당의 대선 승리는 자명하다는 평가다. 

jh0704@ilyoseoul.co.kr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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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밉상박근혜 2016-09-27 07:38:19 175.215.92.24
읔... 박근혜 저년 표독하고 밉살스런 상판떼기좀 저리치워라. 역겹고 밥맛없다. 완전 극혐이다.
박근혜 저 역겹고, 추악하고 밉살스런면상... 국민밉상, 국민민폐, 극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