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녀, 이제와서 왜? 의도 의심되는 정황들
[일요서울 | 박정민 기자] 배우 엄태웅씨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고 23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기 분당 경찰서는 엄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중 인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엄씨는 올해 1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오피스텔 마사지업소에서 여종업원 A씨(30. 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본인이 일하는 업소는 성매매를 하는 업소가 아닌데 남자연예인으로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 달 15일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달 22일 사건을 분당서로 이첩했다.

해당 보도로 누리꾼들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 박유천, 이진욱 등의 사건에 이어 또다시 남자연예인이 성폭행 피소를 당한 사실과 더불어 배우 엄태웅씨는 유부남이기 때문에 세간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고소인 A씨가 현재 해당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에서 사기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라 일부 네티즌은 ‘꽃뱀의 사기 행각’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으나 유부남이 불법 마사지 업소에 출입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법률 전문가를 통해 엄태웅 사건 관련 몇 가지 수사 방향 가능성을 짚어봤다. 먼저 여러 가지 상황별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가능성1. 불법 성매매 마사지 출입 경우
첫 번째 가능성은 엄태웅이 출입한 마사지 업소가 불법적인 성매매를 하는 업소인 경우이다. 그 결과 엄태웅과 고소녀가 실제로 성관계를 하였다면 양측 모두에게 성매매특별법위반이 성립될 수 있다. 만일 엄태웅이 고소녀에게 별도의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마사지업소에 낸 이용료에 성매매 비용이 이미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가능성2. 합법 마사지 업소에서 마사지만 받고 나왔을 경우
두 번째 가능성은 엄태웅이 출입한 곳이 정상적인 마사지 업소인 경우인데 엄태웅이 마사지만 받고 나왔을 뿐 성관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경우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고소녀의 고소는 완벽한 무고이다. 하지만 마사지업소에 대해 수사를 해보면 비용이나 시설 등으로 성매매를 하는 곳인지 여부는 쉽게 드러날 것이다.
가능성3. 정상 업소, 합의했을 경우
세 번째 가능성은 정상적인 마사지업소인데 엄태웅과 고소녀가 스스로 눈이 맞아 아무런 대가없이 성관계를 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양측 모두 아무런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가능성4. 정상업소, 즉석에서 거래했을 경우
네 번째 가능성은 정상적인 마사지업소에서 엄태웅이 마사지를 받다가 고소녀와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기로 즉석에서 합의를 보고 성관계를 한 경우이다. 이 경우가 법적으로 가장 애매한데 고소녀가 성매매를 업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고 1회성 성매매에 불과하다면 성매매에 해당되지 아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정상적인 마사지업소임에도 그곳에 오는 손님 아무하고라도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하였다면 성매매에 해당될 수 있다.
가능성5. 고소녀 주장대로 정상업소, 강제 강간일 경우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마사지업소이고 엄태웅이 강제로 고소녀를 강간한 경우이다. 이것은 고소녀가 주장한 내용인데 이 경우라면 엄태웅에 대하여만 강간죄가 성립되고, 성매매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고소녀의 주장이 인정되려면 마사지업소에서 반항한 흔적이나 구호요청을 하였어야 하는데,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 장소인 점을 고려해 볼 때 고소녀의 주장을 입증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소녀, 수감된 후 왜 이제 와서 고소?
또 다른 쟁점은 고소한 시점이다. 고소녀는 지난 1월에 있었던 일을 8개월이 지난 뒤에 고소 했다. 게다가 본인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후 3일 만에 엄태웅을 상대로 강간죄로 고소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성범죄의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당한 뒤 바로 고소하거나 적어도 수일 내 고소한다. 그래야 증거도 수집이 용이하고, 목격자들의 증언도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일이 지난 뒤 고소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며 고소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마지막 쟁점은 고소녀에 대한 신뢰성 여부다. 왜냐하면 고소한 시점이 고소녀가 사기죄로 수감된 직후인 점 역시 의심이 가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혹시 고소녀가 사기죄로 구속되자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엄태웅을 고소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의 경우 관련자들의 평소 성향이나 전력 등도 참고가 되므로 고소녀가 다른 사기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분명 고소녀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다.
강민구 형사 사건 전문변호사는 “과거에는 강간죄가 친고죄였기 때문에 고소도 6개월 이내 안에 제기해야 했던 반면 현재는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고소기간 역시 제한이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 사건과 같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고소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오랜 시간이 경과한 뒤 성범죄사건을 고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수사자체가 매우 어려울뿐더러 고소한 경위에 관하여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도 잇따른 연예인 성범죄 무고사건처럼 고소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사건의 진위 여부 떠나 이미지 타격 커
일전 사건에 비해 이번 사건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이유는 엄태웅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유부남이라고 해서 법적으로 가중처벌 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도의적인 면에서 앞서 일어난 사건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엄씨는 부인과 딸까지 방송에 얼굴이 공개돼 있는 것은 물론 누나인 방송인 엄정화씨를 비롯해 처가 쪽도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엄씨에게 더 큰 책임감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중들은 그동안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상한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던 그 이기에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러한 사건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박정민 기자 vitam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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