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부잣집 딸(1%의 어떤 것), 베이징대학의 퀸카(북경 내사랑), 패싸움을 벌이는 재수생(불량소녀), 가수 비를 흠모하는 무술소녀(계룡산 부용이), 강렬한 느낌의 편의점 직원(구미호가족). 신예 민지혜가 짧은 기간 몸담아온 다채로운 캐릭터들이다. 스크린 첫 주연작인 ‘뷰티풀 선데이’(3월 29일 개봉)에서는 한 남자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청순한 여인 수연에 몰입했다. 촬영기간 내내 제작진으로부터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대형 신인이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MBC TV ‘1%의 어떤 것’(2003)과 KBS 2TV ‘북경 내 사랑’(04)으로 주목받은 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민지혜는 활동이 미미했을 뿐 접은 건 아니었다. ‘생사절연’이라는 중국 드라마도 찍었고 2005년엔 MBC TV 베스트극장 ‘계룡산 부용이’에도 출연했다. 영화 ‘구미호가족’에도 나왔다.
“사실 소속사 문제 때문에 1년 정도 쉬었어요. 몸이 근질거려 죽는 줄 알았죠. 지금은 모든 매듭이 다 풀렸고, 마음 맞는 기획사도 만났어요. 마음 고생한 만큼 앞으로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죠.”
본격적으로(?) 쉰 건 작년 한 해. 너무 편하게 산 건 아닌가 반성도 했고 자책도 많이 했다. 뜸들이다가 좋은 기회를 놓친 자신을 원망하기도 여러 번. 거의 도 닦는 심정으로 살았다.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케이크, 초콜릿 만들기 특강을 들었어요. 친구들이 ‘신부수업 받느냐’고 놀려댔죠. 아줌마들 틈바구니에서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라’는 정신을 익힌 게 가장 큰 성과! 올해는 학교(건국대 영화예술학과 2학년)에 복학해야 해요.”
첫 주연 부담감 커
민지혜가 다시 시동을 건 작품은 영화 ‘뷰티풀 선데이’. 그는 무려 300대 1의 경쟁을 뚫고 여주인공 타이틀을 따냈다. 세 번에 걸쳐 오디션을 볼 때마다 가슴이 타들어 갔다. 진광교 감독은 우는 모습이 예쁘고, 목소리에 진정성이 묻어나는 여배우를 찾고 있었다.
“너무나 하고 싶었던 영화였어요. 촬영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참 행복한 과정이에요. 몇 십번, 몇 백번이라도 다시 현장의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요.”
민지혜가 연기한 수연은 아내 병원비 때문에 마약조직과 손잡은 강형사(박용우)와 뫼비우스의 띠처럼 형사와 연결된 살인범(남궁민)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여주인공이다.
“첫 주연이라 잘 해야 된다는 부담이 컸어요. 수연은 사건 전개의 중심이 되는 역할이거든요. 큰 상처를 받고 견뎌나가는 수연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그 상황을 늘 마음에 품고 다녔죠.”
성숙한 외모와 달리 민지혜는 올해 22살 대학생.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그를 ‘뉴스타’로 점찍고 2003년 일찌감치 패션쇼 무대에서 소개했다.
“앙드레김 선생님께서 프레시한 외모와 엘레강스한 분위기가 돋보인다고 하셨어요. 전엔 사람들이 고등학생으로 안 봐 고민이었는데 이젠 30대 연기까지 넘보게 되네요.”
중학시절 연기자를 꿈꾸기 시작한 민지혜. 그때부터 드라마에 빠져 지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마구 흥분이 되고, 호기심이 새록새록 솟구쳤다. ‘별은 내 가슴에’의 강민(안재욱) 캐릭터에 푹 빠져 지냈고, 요즘은 ‘외과의사 봉달희’ 폐인이 됐다.
드라마 빠져 연기자 꿈
“레지던트 봉달희(이요원)의 순수함, 인간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좋아요. 일본 드라마 마니아이기도 해 최근 음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원작의 드라마를 ‘즐감’했어요.”
170㎝. 51㎏의 늘씬한 몸매를 갖춘 그는 웬만한 액션연기는 대역 없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무술실력을 갖고 있다. 태껸과 복싱을 배웠고 액션스쿨에서 2개월간 하루 5시간씩 피나는 수련을 했다. 속칭 ‘회축’이라고 불리는 뒤돌려차기 등 고난도의 발차기 기술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2005년 드라마시티 ‘계룡산 부용이’에 출연할 당시 남자 셋을 눕히는 멋진 발차기 기술을 선보여 ‘발차기 도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래도 혼자 밤길을 가는 것은 무서워요. 이런 장기를 살려 앞으로 액션영화에 도전하고 싶고 액션연기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해 보고 싶어요.”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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