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시흥경찰서는 22일 살인 등의 혐의로 어머니 A씨(54·여)와 아들 B씨(26)를 구속하고 정신건강 감정을 병원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4명이 21일 A씨와 아들 B씨에 대해 심리상태 등을 조사했지만, A씨가 말을 단순 진술수준에 그치게 하고 있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22일 다시 프로파일러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건을 주도한 A씨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현장검증은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미뤄 A씨가 결혼 전 앓았던 신병(神病)이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앞서, 탐문 조사과정에서 A씨의 조모가 과거 무속인이었고, A씨도 결혼 전 한동안 신병을 되물림받아 앓다가 증상이 멈추자 무속인의 길을 거부하고 결혼을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이 일어나기 약 5일 전인 지난 15일부터 어머니 A씨와 아들 B씨, 숨진 딸이 식사를 하지 않아 굶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아울러 범행 당일 3명이 밤새 이야기를 나눴고, 새벽부터 애완견이 심하게 짖자 ‘악귀가 씌었다’며 애완견을 죽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난 19일 오전 6시 40분쯤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경찰 출동 당시 숨진 딸은 목이 잘려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신내림을 받지 않은 A씨가 아들·딸과 식사를 거른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으로 ‘악귀’를 운운한 것이 범행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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