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하나 그러나 입은 두개
진실은 하나 그러나 입은 두개
  • 이정민 
  • 입력 2007-03-06 17:09
  • 승인 2007.03.0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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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이찬 진실공방
폭행 문제 등으로 이혼한 후 폭로전을 벌였던 탤런트 이민영과 이찬이 결별 두 달 만에 한자리에서 조사를 받았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2월25일 오전 두 사람을 불러 대질(對質)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월14일 이찬씨 집 등에서 현장검증을 했지만 두 사람의 진술이 서로 달라 양측의 동의를 얻어 대질신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록색 점퍼에 검은 야구모자 차림의 이찬과 남색 코트에 하얀색 모자를 쓴 이민영은 11시간 넘게 진행된 조사에서 기존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14일 현장조사 이후 10일만에 피고소인과 고소인 신분으로 다시 만난 이민영과 이찬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20분께까지 무려 9시간에 걸쳐 함께 조사를 받았으며, 다시 오후 8시30분까지 조서를 수정했다.

이민영과 이찬은 한 사람이 수정을 하면 다른 사람이 다시 조서를 읽고 문제를 제기하기를 반복할 만큼 팽팽한 모습을 보였으며, 경찰서를 나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취재진을 맞을 것인가를 두고도 변호인들끼리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찬 측은 이건수 변호사 등 변호사 2명을 새로 선임하는 등 법정공방에 신중하게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찬은 변호인과 함께 오전 9시경, 이어 이민영은 오전 9시 20분경 변호인과 2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동작경찰서에 도착했다. 이민영은 핑크색 야구모자에 선글라스, 이찬은 카키색 야구모자를 눌러써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경찰서로 들어갔다.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채 9시30분께부터 경찰서 강력반에 나란히 앉아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들은 2시간 30여분간의 오전 조사가 끝난 뒤 12시경 점심시간을 가졌으며 이후 오후 6시30분까지 대질신문을, 8시30분까지 수정작업을 마무리하고 각각 2분여의 간격을 두고 경찰서 문을 나섰다.


유산 직접 원인이 문제

먼저 이민영이 사촌동생을 비롯해 2명의 경호원과 함께 경찰서 문을 나선 뒤 이민영측 법률대리인 김재철 변호사와 이찬 및 이찬 측 변호인 이건수 변호사가 경찰서 입구에 나란히 서서 취재진을 만났다. 먼저 나간 이민영은 물론 변호사 뒤에서 자리를 지킨 이찬도 내내 침묵을 지켰다.

첫 대질신문은 ‘이찬의 폭행이 유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이민영 주장의 진위를 가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계속된 조사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의 여전한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을 뿐 화해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찬 측 변호인 이건수 변호사는 “고소인의 왼쪽 옆구리를 발로 차서 고소인이 차량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유산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민영과의 파경 소식이 알려진 뒤 이찬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민영의 “이찬의 폭력으로 임신 중이던 태아를 유산했다”는 주장에
반박한 내용 그대로였다.

이건수 변호사는 “폭행으로 인해 고소인 이민영이 유산을 한 것은 아니므로 추가 자료를 구비해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2차 대질신문 예정

그러나 이민영의 변호인 김재철 변호사는 “이찬이 일부 사실은 인정했으나 일부는 부인했다”면서도 “그러나 부인한 부분도 인정할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지난 1월 각각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건 정황에서 차이를 보인 부분에 여전히 같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추후 2차 대질신문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대질신문에서는 두 사람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폭행 당시 정황, 상습폭행 여부를 비롯해 태아가 상습적인 폭행으로 사망했는지, 이찬 측이 보도자료를 통한 허위자료를 유포했는지 등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날 조사에 앞서 지난 2월14일 현장조사 및 대질신문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오전 현장조사를 마친 이찬 측의 거부로 대질신문이 이뤄지지 못해 이날로 미뤄졌다.

당시 두 사람은 서울 동부이촌동과 대방로 사이를 두차례 오가며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자동차 내에서의 폭행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참고인 40여명에 달해

한편 이날 1차 대질신문을 거쳐 향후 2차 대질신문 등 이찬 이민영 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아 혐의 여부 빛 구속 요건 등을 판단해 이찬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 동작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사건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것보다 많다”면서 “이찬과 이민영이 한 번 정도 더 대질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증거나 증인이 있다면 대질은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이찬의 가정폭력과 상해 및 감금 혐의와 관련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참고인은 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2월10일 행복한 웨딩마치를 올렸던 두 사람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그달 22일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가 합의하에 결혼취소합의서를 작성했다.

결별 원인이 이찬의 폭행에 의한 유산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실공방은 시작됐다. 결국 이민영은 1월3일 가정폭력, 상해 및 감금혐의로 이찬을 형사고소했다. 이어서 1월5일에는 명예 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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