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시연이 KBS 월화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극본 권민수 연출 진형욱)에서 섹시 형사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박시연의 모습에선 사람들이 자신의 연기보다는 ‘에릭의 연인’이라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여서인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로 승부를 하고 싶다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박시연은 이번 드라마에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성격의 왈가닥 여형사 오영주 역을 맡았다. 그동안 주로 선보인 도시적인 매력과 다른, 꿋꿋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면모를 선보인다.
“많이 터프하고 활동적인 캐릭터인데 힘들다기보다는 그 동안 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잘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영주는 친부를 일찍 여의고 친모가 집을 떠난 뒤 양부모 밑에서 자란 아픔도 가진 인물이다. 형사 역이다 보니 액션도 소화해야 한다. 박시연은 범인 검거를 위한 추격과 격투신을 촬영하다가 엑스트라의 실수로 둔기로 가슴을 강타당하고 심하게 넘어져 갈비뼈에 실금이 가고 손목에도 타박상을 입었다. 그는 힘든 연기도 변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요즘 원 없이 차고, 치고, 달리고 있어요. 액션을 그냥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부담이 되더라고요. 평소 잘 부딪히고 넘어지는 편이라 액션스쿨에서 미리 연습도 하고 합을 맞춰보고 촬영해도 다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는 이번 캐릭터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전에 있었던 형사를 모방하기보다는 ‘오영주’만의 독특한 모습을 제 스스로 만들고 싶어요.”
“‘주몽’ 부담 안 느껴요”
드라마 ‘마이걸’ 이후 사극 ‘연개소문’과 영화 ‘구미호 가족’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지만 이번처럼 몸을 던지는 연기는 처음이다.
“제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예뻐 보이는 것도 싫어요. 평소 활달한 면이 있어서 영주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극중 영주가 욕도 내뱉고, 하고 싶은 말도 다 해서 속이 시원해요.”
15일부터 방송되는 ‘꽃피는 봄이 오면’은 MBC 인기사극 ‘주몽’과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다. 아무래도 40%가 넘는 ‘주몽’의 시청률 때문에 부담이 될 것 같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주몽’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아요.”
‘마이걸’에서 악역을 맡은 후 차가운 이미지로 비친 그는 최근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시연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떤 평을 듣고 싶어할까?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저런 역할도 어울리는 것 같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실 만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에릭 응원 큰 힘
박시연에게는 소주에 얽힌 일화가 있다. 평소 술이라곤 맥주 밖에 몰랐다는 그는 자신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구미호가족’을 촬영하면서 소주의 깊은(?) 맛을 알게 됐다.
“소주라곤 한 모금도 못 마셨는데 지난해 영화를 촬영하면서 종종 갖게된 술자리를 통해 소주의 참맛을 알게 됐어요. 주현 선생님께 소주를 배웠는데 먹다보니 소주가 맛있더라고요. 원래 항상 맥주만 고집했는데 이젠 배불러서 못 먹겠더라고요.”
처음 한 두잔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소주 1병 반까지 마실 수 있게 됐다고.
“주량은 그때 그때마다 달라요. 술이 들어가면 막 웃다가 그냥 집에 가서 자는 게 술버릇이에요.”
유명한 남자친구 때문에 ‘아무개의 여자친구’로 더 알려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박시연은 바로 그런 ‘황당한 시추에이션’의 주인공이다. 2000년도 미스 코리아 출신이라는 자신의 경력만으로도 세인의 눈길을 끄는데다, 가수·연기자·CF모델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매력남 에릭이 바로 그의 남자친구다.
“오빠(에릭)가 잘 하라고 응원해줘서 큰 힘이 되죠. ‘에릭의 여자친구’라는 꼬리표를 떼내기 위해 열심히 해서 연기자 박시연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앞으로 연기를 많이 배운 뒤 좋은 작품에서 만나 같이 연기하고 싶어요.”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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