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배우들의 노출이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건강 미인으로 잘 알려진 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혜수는 영화 ‘타짜’를 통해 상반신 전라의 모습을 보여줘 영화 팬들을 놀라게 만들 예정이다. 김혜수뿐만 아니라, 영화 ‘예의 없는 것들’의 여주인공 윤지혜 역시 신하균과 베드신에서 전라 노출을 불사해 주목을 받았고, 올초 영화 ‘사생결단’에서는 추자현이 마약에 취한 채 전라노출의 정사신을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최근 개봉한 중국 영화 ‘야연’에서는 중국최고의 영화배우 장쯔이가 전라로 나오는 장면에서 대역을 쓰면서까지 영화에서 노출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최근 이어지는 영화속 여배우의 노출을 두고 ‘선택’이 아닌 흥행의 ‘필수’ 코드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타짜’의 기자 시사회장. 한창 영화를 보던 객석에서 순간, ‘헉~!’ 하고 숨이 멎을 듯한 탄성이 흘러 나왔고, 극장안에는 일순간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정적이 감돌았다.
바로 톱스타 김혜수가 상반신 가슴노출과 뒷모습 전라 노출을 통해 육감적인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털털하고 쿨한 성격, 건강미인, 섹시미인, 과감한 시상식 드레스 의상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영화속에서 이같은 노출을 감행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 컸다.
팬티 노출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가 맡은 역할은 ‘도박의 꽃’이라 불리는 여자로 높은 학벌과 화려한 외모를 지닌 술집마담이자, 도박판의 설계자 ‘정마담’ 역할이다.
김혜수는 주인공 ‘고니’역의 조승우와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조승우는 김혜수에게 “술이나 한잔 할까”라고 접근하지만, 김혜수는 “나 술 별로 안좋아 하는데”라고 답하며 곧바로 침대 위로 향한다. 또한 “키스는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조승우와의 키스신을 리드해 연륜있는 정마담의 모습을 과시하는가 하면, 침대위에서 조승우와 함께 올누드로 천연덕스럽게 대화를 나눠 관능미를 한껏 발산한다.
물론, 김혜수의 ‘노출’만이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 도박사들의 짜릿한 승부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 영화 ‘타짜’는 허영만의 동명만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 이 만화는 지난 99년부터 4년간 한 스포츠 신문에 연재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만화로까지 불리며 많은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영화는 워낙 스토리도 탄탄했고, 김혜수, 조승우, 백윤식, 유해진 등으로 구성된 배우들의 연기 역시 뛰어났다. 또한 ‘범죄의 재구성’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최동훈 감독의 치밀한 각본과 연출력은 스토리와 배우들을 맛깔나게 조합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수의 ‘노출’은 영화의 다른 장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로 충격이 크다. 그리고 영화는 “잘 만들었다”라는 평가보다 “김혜수의 상반신 노출”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예고편 공개 당시 논란이 됐던 김혜수의 치마 속 팬티 노출 장면은 ‘본편’을 가리기 위한 눈속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영화보다 주목받는 김혜수 ‘가슴노출’
노출신에 대해 김혜수 역시 “많은 분들이 노출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정마담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면서 “미리 콘티가 정해진 게 아니라 촬영 직전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 어떤 방법이 고니와 정마담의 첫 만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상의한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속 정마담의 캐릭터라면 이 정도 노출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혜수와 제작진. 하지만 전체 영화 흐름 속에서 김혜수의 노출신은 ‘꼭 필요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의 흐름상 남녀 주인공의 베드신이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김혜수의 가슴 완전 노출은 일종의 ‘서비스’ 차원의 노출이 아니었느냐 하는 것이다.
굳이 꼭 관객들에게 김혜수의 풍만한 가슴과 아름답게 벗은 몸매를 보여주지 않았어도 이야기 흐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극중 김혜수는 정마담의 캐릭터를 통해 충분히 도발적이고 섹시한 팜므파탈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영화 전체를 두고 볼 때 타짜의 강한 승부욕과 고수들의 한판 승부, 타짜를 통해 ‘도박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가 ‘김혜수의 가슴노출’ 때문에 오히려 가려지고, 약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노출연기, 이미지 변신으로 화제
이에 반해, 신인 여배우들의 노출 연기에서는 극중 스토리상 꼭 있어야 할 노출이 나와 김혜수의 노출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 ‘사생결단’의 추자현, ‘예의없는 것들’의 윤지혜 등이 그들이다.
올초 영화 ‘사생결단’에서는 추자현이 마약에 취해서 알몸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중 추자현은 애인의 죽음으로 방황하다가 마약을 접하고는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강제로 마약에 취한채 강간을 당하는 장면에서 전라 노출연기도 불사했다.
영화계와 관객들은 이 영화에 단지 그녀가 노출을 했다는 점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사실 추자현은 그동안 털털하고 보이시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해 왔다.
하지만 마약중독자 역할을 리얼하게 소화해낸 추자현의 연기 변신을 두고, 영화계의 ‘숨은 진주’라며 추자현의 재발견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 이번 연기 변신을 통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또한 영화 ‘예의 없는 것들’에서는 영화 ‘여고괴담’에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주인공 윤지혜가 전라의 연기를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극중 술집 아가씨로 나오는 윤지혜는 어린시절 입양된 아버지의 성노리개로 살다가 딸 아이를 낳았으나, 그 딸마저도 자신의 아버지이자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결국 딸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는 굴곡 많은 인생을 연기했다.
극중 세상의 아픔을 모두 안고 있는 듯한 윤지혜의 캐릭터 상 신하균과의 베드신에서는 섹스를 “어른들이 하는 운동”이라면서 쿨하게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굴곡 많은 인생의 윤지혜와 말 못하는 벙어리 킬러 신하균의 전라 베드신이 섹시하고 야하기보다 처연하고 슬프기까지 하다.
반면, 노출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영화에서는 노출이 나오지 않아 관객들의 실망어린 비난을 들어야했다.
여배우의 노출이 많기로 유명했던 홍상수 감독은 얼마전 개봉했던 영화 ‘해변의 여인’에서 유독 여배우의 노출을 아꼈다. 주인공을 맡았던 톱스타 고현정이 “노출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오히려 노출을 하지 않으면서 ‘한방’ 먹이자”고 제안했기 때문. 감독 역시 이에 흔쾌히 ‘오케이’했고, 영화속에서 고현정의 노출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김승우와의 베드신 역시 옷을 모두 입고 할 정도. 홍상수와 고현정의 만남, 그리고 고현정의 노출 여부. 영화는 촬영 내내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채 비밀 마케팅을 펼쳤지만,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흥행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김혜수처럼 관객들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노출을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고현정처럼 노출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전혀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국내외 영화속 노출이 대세
또한 어떤 작품에서는 여배우의 전라 노출이 영화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반면, 어떤 작품에서는 여배우의 노출이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역시 어떤 영화에서나 여배우의 노출이 더욱 많아지고, 과감해지고 있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영화 ‘야연’의 홍보차 내한한 중국 미녀배우 ‘장쯔이’. 그녀 역시 “노출은 절대 안한다”면서도 상반신 전라 노출은 감행했다. 또한 극중 나오는 전신 누드 노출연기는 본인은 직접 안했지만, 대역을 쓰면서까지 영화속에서 전라 노출신이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러한 흐름을 보고, “여배우 노출은 이제 흥행을 위한 필수 코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배우의 노출이 영화의 흥행 요소로 작용하든, 극의 내용상 꼭 필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든, 영화를 보고 난후 ‘스토리’보다 여배우의 ‘전라 노출’에만 신경 쓰게 만들지는 않아야 하지 않을까.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