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주희 아나운서의 미스유니버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아나운서의 연예인화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아나운서” vs “연예인”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2005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SBS에 입사했다. 연세대 영문과(신문방송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그녀는 여러 차례 아나운서 시험에 도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학교 때부터 아나운서를 희망해왔다는 것. 이후 9차례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진 끝에 10번째 도전에 성공하는 기쁨을 안았는데, 그 와중에 경험삼아 출전한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진으로 당선됐던 것. 김 아나운서의 입사 이후, SBS는 “아나운서를 외모만 보고 뽑느냐”는 비아냥과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김 아나운서는 수습을 떼기도 전, 입사 5개월 만에 ‘생방송 모닝와이드’ 앵커 자리를 꿰차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미스유니버스 대회 출전을 위해 진행을 맡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생방송 모닝와이드’의 진행을 3주 동안이나 쉬게 되자,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고 있다. 그동안 KBS 강수정, 노현정 아나운서를 둘러싸고 ‘연예인이냐’, ‘아나운서냐’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번 불붙게 된 것. 일부 네티즌들은 “신뢰성과 단아함의 대명사인 아나운서가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게 너무 이해가 안된다”면서 “그냥 연예인을 하는 것이 더 어울리겠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는 아나운서들 사이에서도 김 아나운서의 미인대회 출전을 두고 “아나운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며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SBS 측은 “김 아나운서가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기 때문에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김 아나운서의 미스유니버스 대회 출전을 담담히 허락하고 있는 입장이다.
미인대회 출신 아나운서 늘어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는 김주희 아나운서 이외에 과거에도 몇 명 더 있었다. 92년 미스코리아 선 장은영씨는 93년에 KBS 아나운서로 입사했고, 94년 미스코리아 진 한성주는 96년 SBS, 지난해에는 2001년 미스코리아 선인 서현진 아나운서가 MBC에 합격했다.현재 장은영씨는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과 결혼해 방송을 떠나 있는 상태고, 한성주씨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중이다. 서현진 아나운서는 주말 9시 뉴스 앵커를 맡으면서 앵커로서의 능력을 맘껏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의 여성’이라는 호칭을 얻고 있다.
또한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에게 어쩔수 없이 ‘외모만 예쁘다’는 편견이 따라다니는 반면, ‘미모와 끼가 남다르다’며 같은 아나운서들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기도 한다. SBS 김주희 아나운서 역시 남다른(?) 행보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스타 아나운서 만들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KBS가 스타 아나운서들로 인해 쏠쏠치 않은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강수정, 노현정 아나운서처럼 스타급 아나운서들은 유명 연예인들의 방송출연과 비슷한 파급효과와 함께 시청률 상승을 불러온다. 하지만 연예인들처럼 높은 수당을 주지 않고, 방송사 직원으로서의 기본적인 급여만 지급하기 때문에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1석2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나운서 본분 지켜야
사실 스타 아나운서의 탄생은 SBS가 시초였다. 윤현진 아나운서가 뉴스 앵커를 맡기 전에는 지금의 강수정, 노현정 아나운서처럼 연예인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아나운서가 앵커로 활동하면서 오락프로그램의 출연을 자제, 결국 SBS는 특별히 인기가 많은 스타 아나운서가 없는 상태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아나운서는 그들 나름대로 고유의 영역이 따로 있다”면서 “요즘은 그 경계가 애매해지고 있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아나운서의 신뢰성, 믿음, 단아함은 잃지 않아야 ‘언론인’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김주희 아나운서 미니 인터뷰“열심히 즐기고 올게요”
-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따로 없다. 그냥 내 ‘의무’니까 가는 거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각 국가에서 미스코리아 대회 진은 의무적으로 출전하는 대회다.
-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1위를 한 적이 없다. 자신 있나.
▲과거 장윤정씨나 염정아씨가 이 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순위에 연연해하지 않고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
- 순위에 상관없이 한국의 대표로서 참가한 대회를 통해 얻고 싶은 성과는.
▲한국의 미를 보여주겠다.
- 각국에서 최고의 미인들이 모이는 대회다. 어떤 매력으로 승부할 것인가.
▲상황을 즐기면서, 즐겁게 지내다 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열심히 하고 오겠다는 것밖에 할 말이 없다.
- 대회 기준이 서양인의 기준에 맞춰져 있고, 지성도 뛰어나야 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심사의 기준은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하다. 특정한 하나의 이유가 아니다. 내가 상관할 부분이 아니다.
- SBS 아나운서국의 반응은 어떤가. 또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모두 흔쾌히 다녀오라고 말해주신다. 다들 기쁘게 잘 하고 오라고 했다.
- 일각에서는 아나운서가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2005 미스코리아 진의 ‘의무’로서 당연히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 팬, 시청자, 독자들에게 한마디.
▲열심히 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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