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종사자들 마약류 오·남용 사례 잇따라
의료계 종사자들 마약류 오·남용 사례 잇따라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6-08-08 18:13
  • 승인 2016.08.0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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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의료계 종사자들이 의료용 마약류인 진통제와 마취제를 빼돌려 투약하는 등 마약류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7시 55분께 광주 서구 광천동 한 병원 수술실 침대에서 간호조무사 A(33·여)씨가 왼팔 손목에 링거 주사가 꽂힌 채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조무사가 발견했다.

A씨는 6일 주간근무를 마치고 홀로 병원을 찾아 수술실에서 마약류로 분류되는 수면 유도용 마취제를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이전에도 마취제를 투여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전남 화순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에게 처방된 진통제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로 간호사 B(48·여)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B씨는 '진통제를 맞으면 편안해진다'는 이유로 마약 성분이 든 진통제를 주사기에 조금씩 옮겨 담은 뒤 주거지 등지에서 몰래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14일에는 무통주사 일부를 주사기로 빼내 투약한 광주 광산구 한 종합병원 간호사 C(28·여)씨가 같은 혐의로 검거됐다.

앞서 같은 해 1월4일에는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수면 마취 목적으로 쓰이는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한 간호조무사 D(40·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D씨의 집에서는 프로포폴 41병(각 20㎖)이 발견됐다. 이 중 15병은 D씨가 자신이 일하던 종합병원에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검진센터 내시경실 금고와 마약류 대장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D씨가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방법으로 빼돌렸다.

하지만 경찰은 나머지 프로포폴 26병의 유출 경로를 밝히지 못 하고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D씨가 근무했던 병원의 마약류 관리대장(2014년 1월~2015년 10월)의 사용기록과 재고량 등을 조사했지만 15병 외에 유출된 프로포폴은 없었다.

프로포폴을 만든 제약회사와 납품·공급하는 도·소매업체, 병·의원 등까지 수사를 벌였지만 유출 경위를 끝내 파악하지 못했다.

이처럼 과다 투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의료용 마약류가 경찰 수사로도 파악하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유통되거나 내부 보안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odh@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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