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와 차기 지도부 간 정치적 함수관계
손학규와 차기 지도부 간 정치적 함수관계
  • 정유담 언론인
  • 입력 2016-08-05 20:38
  • 승인 2016.08.05 20:38
  • 호수 1162
  • 1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與-野 전당대회로 보는 손학규의 대권 기상도

8·9전대와 8·27전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에게 8월은 중요한 달이다. 차기 지도부 구성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내년 대선 판도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물론 9월 정계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역시 전당대회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마지막 결단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계 핵심 인사는 지난 4일 기자와 통화에서 더민주 전당대회와 관련, “최상은 이종걸 의원, 최악은 추미애 의원”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대표격인 이 의원이 당대표를 함으로써 친노세력의 견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이 의원은 “친노 패권을 못 버리면 ‘덜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계파의 치우침을 경계해 왔다.
반면, 추미애 의원은 “당이 (대선)후보를 돕지 못하고 흔들었던 전례를 절대 반복해선 안 된다. 대선후보를 지켜줄 깊은 신뢰가 중요하다”며 노골적으로 ‘문재인 대선후보 만들기’를 자임했다.

또 다른 후보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며 표면적으로 중립적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친노·친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손학규계는 여전히 미심쩍은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도 손 전 고문에게는 적잖은 관심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주목하는 것은 더민주 전당대회보다 오히려 새누리당 전당대회”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새누리당 비박 후보들이 당대표가 될 경우 개헌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개헌을 통해 여야 모두 이합집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내 개헌 움직임은 비주류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선 정병국 의원은 대선 전 개헌과 상향식공천의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정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며 개헌론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을 탈당, 정치결사체 구상을 밝힌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개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손 전 고문 주변에선 개헌카드를 통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런 점에서 신 교수는 “손 전 고문의 제3지대 행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손 전 고문의 정치적 구상도 큰 폭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정유담 언론인>

 

정유담 언론인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