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전대와 8·27전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에게 8월은 중요한 달이다. 차기 지도부 구성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내년 대선 판도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물론 9월 정계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역시 전당대회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마지막 결단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계 핵심 인사는 지난 4일 기자와 통화에서 더민주 전당대회와 관련, “최상은 이종걸 의원, 최악은 추미애 의원”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대표격인 이 의원이 당대표를 함으로써 친노세력의 견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이 의원은 “친노 패권을 못 버리면 ‘덜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계파의 치우침을 경계해 왔다.
반면, 추미애 의원은 “당이 (대선)후보를 돕지 못하고 흔들었던 전례를 절대 반복해선 안 된다. 대선후보를 지켜줄 깊은 신뢰가 중요하다”며 노골적으로 ‘문재인 대선후보 만들기’를 자임했다.
또 다른 후보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며 표면적으로 중립적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친노·친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손학규계는 여전히 미심쩍은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도 손 전 고문에게는 적잖은 관심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주목하는 것은 더민주 전당대회보다 오히려 새누리당 전당대회”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새누리당 비박 후보들이 당대표가 될 경우 개헌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개헌을 통해 여야 모두 이합집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내 개헌 움직임은 비주류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선 정병국 의원은 대선 전 개헌과 상향식공천의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정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며 개헌론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을 탈당, 정치결사체 구상을 밝힌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개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손 전 고문 주변에선 개헌카드를 통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런 점에서 신 교수는 “손 전 고문의 제3지대 행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손 전 고문의 정치적 구상도 큰 폭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정유담 언론인>
정유담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