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중국 팬미팅 돌연 연기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중국이 한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전방위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중국 관영 매체들이 한국의 사드 배치가 중러를 미국의 패권다툼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했다며 이로서 한류스타들이 받게 될 불이익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한류 스타가 사드 배치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는 확실한 소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경고에 나서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4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우호관계 훼손됨에 따라 한류 스타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는 이날 ‘한국 정부는 자국 드라마가 받게 될 제한과 한류 스타의 활동제약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로 인한 한·중 관계 경색은 한국 연예 산업의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이 받게 될 불이익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중 동시방송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주연 배우들의 중국 팬미팅이 돌연 연기됐다. 제작사 삼화네트웍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우빈과 수지가 참석하는 팬미팅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3일 행사 주체인 유쿠(優酷)로부터 연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쿠 측은 팬미팅 연기된 이유에 관련해 ‘불가항력의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아직 사드 배치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환추스바오 신문은 현지의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회사는 아직 상급으로부터 한국 드라마 관련 업무를 중단하라는 서면 금지령을 받지 못했지만 한국 연예프로그램의 중국 내 배포 전망이 좋지 않은 편이서 한국 업무를 늘리는 것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은 자국 안보이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중러와 미국 패권다툼에 빠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당기관지인 런민르바오도 4일 “중·러 양국은 동북아가 새로운 냉전 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새 군비경쟁이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양국은 향후 한미가 예측하지 못하고 감당할 수 없는 반격조치로 사드 배치 강행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민르바오 신문은 “사드 한국 배치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지역에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은 이 지역에 냉전의 암운이 재현하지 않도록 사드 배치 결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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