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자 필요 없는 모바일 소개팅 앱 열풍

소개팅 앱(Application)을 이용한 ‘셀프 소개팅’이 젊은 남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무작위로 상대방을 추천해주고, 현재 위치와 가까운 곳에 사는 이성을 소개해주는 기능은 소개팅 앱의 기본이다. 요즘은 한발 더 나아가 외모·학력·종교 등 회원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조건에 맞춰 상대방을 추천해준다. 게이·레즈비언처럼 성적 소수자만 가입할 수 있는 앱도 20여 개 이상 등장했다.
소개팅 앱 이용자들은 ‘주선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저렴한 비용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보통 결혼 정보 업체에 가입하려면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을 내야 하지만, 소개팅 앱은 가입비가 없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골라 몇천 원의 주선료만 내면 상대를 소개받을 수 있다.
일부 소개팅 앱은 학력과 직업 같은 조건을 지나치게 따지기 때문에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남성이 ‘스카이피플’이란 앱에 가입하려면 명문대·의대·로스쿨 출신이거나 대기업·공공 기관 종사해야 한다. 또 남성이 가입하려면 출신 대학의 메일 계정이나 명함 등을 인증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은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다.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이하 아만다)’ 앱은 가입 희망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이 사진을 본 기존 가입자들이 ‘별점’을 매겨 5점 만점에 3점 이상이 돼야 가입이 승인된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이 앱에서 합격(?)을 한 가입자들의 은근한 자랑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개팅 앱이 회원들의 프로필을 검증하는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6월 소개팅 앱에 고급 수입차와 돈다발 사진을 올려놓고 부모님은 법조인이며 자신은 사업가라고 속여 여성 7명에게 약 3억 원을 가로챈 한모(31)씨가 구속됐다. 한 씨는 전과를 16번 저지른 전력이 있었고 검거 당시 무직으로 밝혀졌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 전공교수는 “SNS로 먼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교환한 뒤 만나는 요즘 소개팅에는 경제적 사고가 담겨 있다”며 “불경기 속에 연애도 하나의 ‘특권’이 되면서 최소의 노력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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