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꽃뱀 대처법 달라졌다
연예인들, 꽃뱀 대처법 달라졌다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6-07-29 21:16
  • 승인 2016.07.29 21:16
  • 호수 1161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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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고소녀와 ‘합의’는 옛말…‘무고’로 맞대응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앞으로는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합의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몰아부쳐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 챙기는 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 성폭행 의혹 사건들이 하나씩 무고로 반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 이른바 꽃뱀들이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과거 연예인들은 꽃뱀들의 주요 표적이었다. 특히 이름 있는 연예인들은 더욱 그랬다. 잘 하면 짧은 시간에 일확천금을 챙길 수 있는 기회였다. 이에 꽃뱀들은 의도적으로 연예인들에게 접근, 성관계를 맺은 뒤 성폭행 혐의로 상대 연예인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곤 했다. 이에 해당 연예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거액의 합의금을 주는 조건으로 소를 취하하곤 했다.
 
박유천이진욱, 혐의 벗기 위해 적극 대처
 
이 때만 해도 연예인들은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에 생명을 걸었다. 이미지가 곧 돈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결혼 기사에도 극도로 민감했다. 결혼과 함께 인기가 급전직하했던 연예인들이 부지기수였다. 특히 성과 관련된 기사가 터질 경우 해당 연예인은 그 날로 연예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곤욕을 치렀던 J 씨가 좋은 예이다. 그는 성폭행이 아니었음에도 유죄를 선고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났으나 연예계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성폭행 혐의에서) 연예인은 사실과 무관하게 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과거와는 달리 비록 사건이 터졌다 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될 경우 무고로 맞고소하고 있는 것.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던 박유천은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박유천과 그의 소속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며 고소녀를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등 적극 대처했다.
 
박유천은 유흥업소와 가라오케, 집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업소여성 4명으로부터 고소당했고,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소여성을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다만 경찰은 박유천 측과 일부 여성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 돈 거래가 협박이나 공갈에 따른 것인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진욱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고소녀의 무고죄를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이진욱을 고소한 여성과 이진욱의 성관계는 성폭행이 아니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이진욱은 무혐의 처분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이진욱과 함께 저녁을 먹은 여성은 같은 날 밤 자신의 집에 이진욱이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착용했던 속옷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이진욱 측은 곧바로 이 여성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이진욱과 고소녀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유천과 이진욱의 사건에서 공통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두 사람 다 과거 연예인들과는 달리 이미지 실추에 연연하기보다 혐의에서 벗어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사실이다. , 일단 성폭행 혐의에서 빨리 벗어난 뒤 시간을 두고 이미지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 실제로 성폭행범이라는 주홍글씨를 안고서 연예계 복귀를 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꽃뱀에 물리지 않으려면
 
한편 최근 성범죄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일반인들이 여성의 계획적인 꼬임에 빠져 억울하게 고소당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중에는 처음부터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자신을 유혹해 성폭행 혐의로 몰아넣는 꽃뱀들에게 당한 남성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이한 점은 이들 꽃뱀들에게 걸려들면 사실상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 결국 이들의 수법을 사전에 알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일선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김성환 변호사에 따르면 꽃뱀들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하면서 남성들을 유혹한다. 주로 대문사진을 야한 옷차림과 표정으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후 만남을 유도한다. 일단 만나면 술을 함께 마시고는 술에 취한 척한다. 허점을 드러내어 남성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에 넘어간 남성과 성관계까지 맺고 그 다음 날 바로 준강간죄로 고소한다. 이들의 수법은 워낙 용의주도해서, 주로 CCTV가 설치된 모텔 부근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뒤 남성에 업혀 모텔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장면이 나중에 준강간죄의 유력한 증거가 된다는 사실을 악용하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으로서는 여자의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
 
남성의 휴대폰 번호와 명함을 이용하는 꽃뱀들도 있다. 이들은 전화번호와 명함에 적혀 있는 정보를 토대로 교묘한 방법을 총동원, 남성에 대한 직장 정보나 가족 정보 등을 입수한다. 이후 만남과 성관계를 가진 후 성매매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돈을 뜯어낸다.
 
김 변호사는 처음 만남에서 끈질기게 명함을 요구하거나 어느 직장에 다니고 있는지를 집요하게 묻는 여성은 일단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꽃뱀들에게 장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들이 끝까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만나자고 할 때는 피해야 한다. 이들은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CCTV와 파출소의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한 후 범행 장소를 택한다. 공범들과의 접촉이 수월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톡을 하는 척하면서 상대 남성의 사진을 찍거나 녹음 또는 녹화를 하는 꽃뱀들도 있다. 이들은 남성을 찍은 후 공범과 따로 연출한 영상물을 짜깁기해서 마치 하나의 영상물인 것처럼 속인다. 보통 어두운 곳에서 녹화를 하게 되는데, 언뜻 보면 자신과 꽃뱀 사이의 모든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이를 미끼로 꽃뱀들은 남성을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필요 이상으로 카톡을 많이 하면서 휴대폰을 남성 쪽 방향으로 계속 들고 있는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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