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강남 직장인들 점심 먹고 어딜 가나
[현장취재] 강남 직장인들 점심 먹고 어딜 가나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6-07-29 20:44
  • 승인 2016.07.29 20:44
  • 호수 1161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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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금방 마사지 받고 올게”

▲ 서울 강남구 일대 마사지 한 업소 홍보 안내판. 뒤로는 오피스텔이 보인다.

저녁엔 업무 과중싸고 가까워 점심시간에 후다닥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20049월 정부는 특별법까지 만들어 성매매와의 전쟁에 나섰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성매매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직접적인 성매매는 많이 줄었지만 마사지를 가장해 신체의 일부를 이용한 유사 성행위는 더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 일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사지 업소에 마실(?) 갔다 오는 직장인들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40대 초반 이정호(가명)씨는 강남 테헤란로에서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씨는 평일 점심시간에 업소를 찾는 직장인이 제법 많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휴가철이라 직장인들이 좀 줄었지만 평소에는 10명 정도가 점심시간에 온다고 말했다. 이어 반차 내거나 외근 나온 직장인도 종종 온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소 주인은 기자와 통화 도중 예약 전화로 바쁘니 오래 통화할 수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강남 주변 마사지 업소들은 주로 사무실이나 상가 건물, 식당이나 주택가에 들어서 있다. 간판도 없는 경우가 많아 밖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드나들 수 있다.
 
시간 제약에도 할 건 다해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비용은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점심시간에는 야간보다 1~2만 원 정도 더 저렴하다. 일부 업소는 사원증 지참 시 10% 할인을 제공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방문하는 고객에게 한 달 동안 3만 원을 할인하는 조조 이벤트를 벌이는 곳도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한모(36)씨는 저녁에는 술자리 등 약속도 많고 야근 때문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업소를 종종 찾는다전날 술 마시고 피곤할 때 피로도 풀고 원기 보충(?)도 할 겸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도 멀지 않고 주간에는 가격이 더 싸다는 것도 이점이라며 점심은 업소에서 가볍게 해결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소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주로 마사지란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아로마 마사지’, ‘스파’, ‘아쿠아등의 식이다. 겉으로 보면 건전마사지처럼 보이지만 직접적인 성행위만 뺀 나머지 유사 성행위를 제공한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가장 시간이 짧은 60분짜리 코스를 이용하지만 시간상 60분을 다 채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정호씨는 점심시간에 오는 직장인들은 시간상 40~50분 만에 해치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면서도 그래도 할 건 다 한다고 말했다.
 
코스는 안마서비스로 이뤄진다. 보통 안마 40, 서비스 20분으로 선을 긋지만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파트너와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 쪽 업계에서 섹슈얼 마사지, 센슈얼 마사지, 정통 마사지, 테라피등은 안마를 지칭하며, ‘힐링, 스페셜 서비스, VIP여대생 서비스, VVIP 서비스는 서비스로 포장된다.
 
서비스 이후 만약 시간이 남으면 파트너와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질 수도 있다. 마사지 업소는 섹스 금지, 만취 금지, 연애 금지가 기본 원칙이지만 이 시간을 잘 살리면 의외의 인연이 만들어지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업계 특성상 여자 종업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얼굴과 몸매가 뛰어난 데다 친근함과 애교까지 있으면 단골손님을 만들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특정 여성의 와꾸(외모를 뜻하는 일본어)스킬을 그리워해 자주 찾는 손님들이 많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처음에 한두 번 간 이후로 요즘은 특정 여성을 보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다업소 실장님이 여성을 추천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여자가 나올지 그 묘한 긴장감을 즐긴다고 말했다.
 
▲ 인터넷 유흥 사이트 캡쳐
 
여성의 스킬에 흠뻑
 
마사지 업소는 인터넷 유흥 커뮤니티나 SNS, 이미 다녀간 손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홍보를 한다. 대표적 유흥 사이트 A는 하루 방문객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해당 글에는 얼굴을 제외한 여성의 전신사진, 나이, 신체 사이즈, 성격, 서비스 내용, 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가 나타나 있다.
 
여성의 사진은 100% 실사라고 적혀 있다. ‘탄력적이고 굴곡진 꿀 바디에 자연C’, ‘단발머리에 귀염귀염. 로리타(어린 소녀) 타입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집 나간 옆집서방도 다시 돌아오게 할 마인드. 확실합니다등 여성의 신체 사이즈와 남성 취향을 저격하는 코멘트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예약전화를 걸면 업소들끼리 공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신원조회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주소는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 가는 손님이면 근처에서 따로 만나 경찰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업소로 안내한다. 한번 왔던 이력이 있다면 곧바로 위치를 알려준다.
 
테헤란로 일대에서 낮에는 100여 곳, 밤에는 200여 곳에 달하는 마사지 업소가 영업 중으로 전해진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무허가 업소여서 정확한 통계는 현재 알려지지 않았다.
 
kwoness7738@ilyoseoul.co.kr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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