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식 결혼·출산 ‘입방아’
007식 결혼·출산 ‘입방아’
  • 김민주 
  • 입력 2006-03-14 09:00
  • 승인 2006.03.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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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톱스타는 영원한 톱스타일까. 6년 전 은퇴한 심은하를 향한 대중들과 언론의 관심이 도대체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 2000년에 돌연 은퇴를 선언해 큰 충격을 줬던 심은하는 지난해 10월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지상욱씨와 결혼을 했고, 결혼 5개월만인 지난 2일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한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면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심은하는 은퇴 이후에도 끊임없이 언론과 대중의 레이더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심은하는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고, 결혼과 신혼여행, 출산 등과 관련해서도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의 알고 싶은 욕구와 언론의 취재 열기 때문에 심은하의 철저한 숨바꼭질 속에서도 여러 가지 정보들이 새어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심은하가 007결혼작전과 007출산을 하고 있다는 비아냥거림도 없지 않다. 심은하가 엄마가 됐다. 심은하는 지난 2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 마리산부인과에서 3.2kg의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심은하는 출산후 산후 조리를 위해 아직(9일 기준) 병원에서 퇴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병실은 친정 어머니인 고경희씨가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산소식이 알려진 뒤 몰려드는 취재진들로 심은하는 또 다시 언론을 피해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다. 은퇴후 계속되는 심은하의 언론 기피, 과연 이유는 뭘까.

출산후 모습 드러내지 않아

2000년 영화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연예계를 은퇴한 심은하는 지난해 10월 18일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지상욱씨와 결혼을 하면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사실 심은하는 지난 2001년 모 재벌가 회장과 결혼한다는 소문을 파다하게 퍼뜨리면서 톱스타의 결혼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였는데, 이 결혼설은 곧 파경을 맞았다. 이때 심은하는 계속되는 언론 공세에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이 일을 계기로 ‘연예계 복귀 불가’ 입장만 더욱 강경하게 밝혀왔다. 이후 심은하는 언론에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다. ‘인륜지대사’라고 불리는 결혼식에서도 심은하의 언론 기피증은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10월 18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치러진 결혼식부터 취재진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심은하의 결혼 소식은 그녀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충분히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소식이었음에도, 팬들은 그녀를 축하해줬다. 그러나 심은하는 팬들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결혼을 한다’는 보도자료를 제외하고는 결혼과 관련한 세부일정을 전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대중의 욕구를 해소해 주기 위한 언론과 심은하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심은하는 결혼식 전에는 집 앞에서 지키고 있던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모자를 쓴 심은하의 여동생을 먼저 내보내기도 하고, 신혼여행 목적지와 신접살림 등을 전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하게 만들었다. 또한 취재진을 철저하게 통제한 후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 심은하-지상욱 부부는 신혼여행을 떠나는 순간까지 007 작전을 방불케하는 보안실력을 과시했다.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심은하를 취재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유유히 따돌리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하는 여유로움(?)을 보여주기도 했던 것.

언론의 과당 취재경쟁 ‘눈총’

결혼 후 5개월만인 지난 2일, ‘딸 출산’ 소식과 관련해서도 심은하는 조심스럽게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심은하의 출산 소식을 듣고 찾아간 취재진들에게 병원측은 심은하와 관련해서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니 나가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냉대했다. 산부인과 8층 특실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심은하의 병실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가족과 친지 이외에는 면회도 불가능했다. 병

실 앞에는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받은 화환이 가득했는데, 그중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의 축하메시지가 담긴 화환들을 제외하고는 어디에서 누구에게로 배달된 화환인지 알 수 없도록 리본이 모두 떼어져 있었고, 병실문에는 누가 입원해 있는지 알 수 없도록 이름표조차 없었다. 더욱이 출입문을 지키는 경비원과 심은하의 옆 병실 사람들도 심은하가 입원해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 취재진의 방문을 의아하게 여긴 옆방 사람들이 오히려 “도대체 옆 방에 누가 있냐”고 기자에게 반문했을 정도로 심은하는 외부의 노출을 꺼리고 있다. 심은하의 남편 지상욱씨 역시 병원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들에게 “언론의 열띤 취재경쟁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조용히 살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신신 당부했다.

병원 특실서 ‘산후 조리중’

심은하와 언론의 신경전이 결혼식에 이어 출산까지도 이어지면서 이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 역시 더 이상 관대하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은하와 언론의 숨바꼭질 같은 취재 경쟁에 대해 네티즌들 대부분은 “관심 없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솔직히 오래전에 은퇴한 영화배우 심은하에 대해 관심 없다”면서 “심은하도 평범하게 살겠다는데 그냥 조용히 살게 하면 안되겠냐”고 주장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심은하가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남겼길래, 본인이 싫다는데 남들 다하는 결혼식과 출산 소식을 죽어라 쫓아다니면서 기사화를 시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심은하 기사 하나에 어떤 내용이든 수백개의 리플이 달리는 것만 봐도 아직 심은하에 대한 스타성이 입증되는 것 아니냐”면서 “심은하에 대해서는 서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연예 전문가는 “톱스타를 동경하는 팬들에게 심은하가 너무 매몰차게 숨기는 것이 오히려 더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심은하가 국민들에게 편안하게 사실을 공개하는 것도 이런 논란을 그치게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귀띔하기도 했다.“제발 이제 조용히 살게 놔둬 달라”는 심은하와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취재경쟁을 벌인다”는 언론의 신경전은 언제 끝날지가 새삼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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