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일각에서는 스타들이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대학 졸업장을 따는 거라면 차라리 다른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떠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스타들이 많아지면서 매년 초가 되면 이들이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대학가의 큰 화제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각 대학에서는 학교의 홍보 수단으로 중·고등학교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유명해진 스타들을 영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스타들은 자신들의 연예활동 경력으로 특기자 전형에 응시해 어느 대학에 입학할까 고민을 한다.
문근영 입학 ‘떠들썩’
올해 대학가에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것은 바로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대학입학 소식이다. 성균관대 입학과 관련해 ‘특기 or 특혜’ 논란을 빚은 문근영은 지난달 28일 성균관대학교 입학식에 참석하면서 새내기 대학생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문근영은 합격 당시, 특기(연기)와 연관성이 없는 학과에 합격해 ‘특기냐 혹은 특혜냐’에 대한 찬반 논란을 일으키면서 네티즌들과 대학가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당사자인 문근영과 학교측은 “수험생 스스로 자신을 추천하는 자기 추천제로 충분히 성대에 입학할 자격이 있다”면서 논란을 일축했지만, 문근영의 대학입학은 올해 연예인 대학입학과 관련해서는 가장 큰 이슈임에 틀림없었다.
또한 탤런트 장근석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합격, 탤런트 윤소이가 동국대 연극영상학부에 합격, 가수 민경훈(버즈), 김진호(SG워너비), 최강창민(동방신기), 박수진(슈가) 등이 경희대 포스트모던학과에 합격하는 행운을 누렸다. 여기에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 4학년에 재학중인 가수 비도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퍼포밍아트학과에 합격했다. 특히 연예인들은 대학 입시에 불합격했다는 소식이 없을 정도로 대학 합격 가능성이 높아, 현재 20대의 남녀 연예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대학생’ 신분이다.
한 학기에 3~4번 출석
매년 스타들의 졸업과 입학이 떠들썩하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반해 정작 스타들의 학교 성적은 매우 불성실하다. 연예활동과 학업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수업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예사였고, 과제물 제출이나 시험을 보는 경우 역시 거의 드물다. 실제로 한 대학에서는 한 연예인이 수업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최저 학점인 F를 받기보다는 D를 받은 경우도 있고, 또 다른 학교에서는 연예인이 제적당할 위기에 처해 있을 경우에는 학교 측에서 먼저 조치를 취해 제적을 면하게 만들기도 한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한 학기에 1~3번 정도 학교를 가는 것이 보통”이라고 귀띔할 정도로 학교가는 것에 대한 아무런 책임 의식이 없다. 또한 한때는 일부 연예인이 고교나 대학을 편법으로 졸업했다는 소문이 돌아 연예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예인들과 학교를 같이 다니고 있는 일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서 혹은 경력에 한 줄 추가하기 위해서 대학에 이름을 달아두는 것이라면서, 초·중·고등학교 시절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만 하는 일반 학생들을 위해 그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학교에 이렇게 소홀하다 보니 보통 4년만에 졸업을 하는 일반 대학생들과는 달리 스타들의 졸업에는 2배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휴학을 반복하면서 학교에 나오는 것이 불성실했다고 해도 스타들의 이름값 때문에 공로상은 늘 스타들 차지가 된다.
이효리는 핑클로 데뷔하기 직전인 지난 98년 국민대 공연 예술학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으나 지난달 15일, 8년만에 학사모를 쓰게 됐다. 이날 효리는 학교의 홍보활동을 인정받아 공로상도 받을 계획이었지만, 졸업식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탤런트 김희선은 9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과에 입학해 약 10년만인 지난해 2월 18일 졸업을 했다. 김희선도 연기 활동 때문에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 끝에 10년만에 학사모를 썼지만, 학교측은 김희선이 중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청룡공로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대학의 스타마케팅 한계 넘어
이들과는 달리 연예계 활동 때문에 대학 생활에 집중할 수 없다고 생각, 대학진학을 애당초 포기하는 스타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시아의 별 ‘보아’.가수 보아는 아직 대학교를 다니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밝혀 이들과는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보아는 지난해 대학 진학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활동하다보면 학업에 충실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에 입학하지 않기로 했다”며 간판으로 대학 졸업을 활용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확고히 밝혀 화제를 모았다.
대학을 진정으로 지키고 홍보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또한 해당 연예인들이 ‘특혜’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면서 대학을 가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유난히도 구설수에 많이 올랐던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대학 입학 소식을 비롯한 06학번 다른 연예인들이 과거 선배 연예인들의 행보를 통해 ‘대학-연예인’이 아닌 ‘대학-학생’의 입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져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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