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성회 전 의원이 정권 실세이자 친박계 핵심인사들과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 경환·윤상현 의원과 나눈 대화가 유출돼 친박계 공천개입 의혹이 드러났고 그 불똥은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에게 튀었다. 한발 더 나아가 김 전 의원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하면서 당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현직 의원도 아니고 전직 의원인 김 전 의원이 박근혜 정권의 실세들과 전면전을 치르는 든든한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임기말이라고 해도 박 정권하에서 공기업 사장까지 지낸 그가 정권의 버팀목이 돼야 할 인물들을 한 명도 아니고 4명에게 정치적 치명상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의도 정가에는 “김성회 전 의원이 또 다른 녹취록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이미 터진 윤상현·최경환·현기환 3인방 외에 서청원 의원과 나눈 녹취록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다. 내용도 구체적으로 나왔다. 김 전 의원이 2013년 10월 화성갑 보궐선거 전에 공천과 향후 진로에 대해 서 의원과 구체적으로 오고간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여권 한 인사는 “또 다른 파일이 공개되면 ‘서 의원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공천 관련 내용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안 되고 그해 말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갔다”며 “그 과정에 낙하산 논란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대화 내용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의 낙하산 논란은 2013년 10월 화성갑 보궐선거 직후부터 나왔다. 화성갑 보선에서 서청원 의원(당시 상임고문)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한 직후부터 사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풍문이었다.
애초 김 전 의원은 서 의원 출마에 강력히 반발했었다. 특히 조해진, 이장우, 박민식, 김성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이 서 의원의 공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까지 열며 김 전 의원에게 힘을 실었고, 김 전 의원은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이들은 “성범죄,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선 부정행위 등 4대 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는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은 국민 앞에 약속한 엄정한 원칙”이라며 “공천의 기준을 부인하고 오로지 특정인의 명예 회복을 위한다는 이유로 공천이 진행된다면 국민의 상식을 배반하는 것이고 노골적인 국민과의 약속 파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돌연 서 의원 지지로 입장을 바꿔 주위를 당혹케 했다. 이때부터 청와대와의 ‘빅딜설’이 나돌았다. 정치권에선 김 전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대가’를 약속받았다는 소문이 돌았고,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 공천이나 유력 공기업 사장 자리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김 전 의원은 그해 말 바로 공기업 사장으로 가면서 ‘낙하산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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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